[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역시 돈이 곧 위치를 말해준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는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선수 중 최초로 1억 달러가 넘는 계약을 했다. 포스팅을 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부터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을 몰고 다녔던 이정후는 지난해 부상으로 일찍 시즌을 마감했음에도 포스팅이 시작되면서부터 메이저리그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미국 언론에서 매일 이정후에 대한 기사를 쏟아냈다. 그리고 그의 예상 몸값이 계속 올라갔다. 그리고 메이저리그 최고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가 샌프란시스코를 끌어들인 계약은 6년간 총액 1억1300만달러. 한국은 물론 미국에서도 깜짝 놀랄 액수였다.
이렇게 큰 액수를 투자했으니 그에 대한 기대감이 높을 수밖에 없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밥 멜빈 감독은 "이정후가 개막전 리드오프가 아니면 충격을 받을 것 같다. 부상을 당하지 않는 한 개막전에 나간다"라고 말했다. 이제 스프링캠프를 시작하는 상황. 야수들은 공식 소집이 이뤄지지도 않았고, 이정후가 개인적으로 먼저 샌프란시스코의 스프링캠프지인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스타디움에 모습을 드러내 훈련에 참가했다. 멜빈 감독은 이정후의 훈련 모습을 제대로 보지도 않고, 시범경기에서의 모습도 보지 않은 채 일찌감치 이정후를 톱타자로 낙점을 한 것이다.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를 팀의 톱타자로 생각을 하고 거액을 들여 영입한 만큼 처음부터 톱타자로 내세워 적응을 시키겠다는 뜻으로 볼 수 있고, 이정후가 처음부터 충분히 메이저리그에 적응을 할 수 있다고 믿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정후는 이날 배팅 훈련도 했는데 담장을 넘겨 홈런도 기록했다. 멜빈 감독은 이정후에게 홈런보다 톱타자로서 출루를 더 바라는 마음을 밝혔다. 멜빈 감독은 "이정후가 30개의 홈런을 칠 거라 기대하지는 않는다. 다만 우중간 3루타를 만들어내는 게 이정후에게 훨씬 좋을 것"이라고 역할 기대를 분명히 했다.
이정후의 장점은 컨택트 능력이다. 2017년부터 7년 동안 총 884경기에 출전한 이정후는 통산 타율 3할4푼을 기록했다. 1181안타와 383볼넷, 39사구를 얻어 출루율은 무려 4할7리나 된다. 삼진은 겨우 304개에 그쳤다.
사상 첫 개막전 코리안 메이저리거 톱타자 맞대결도 기대를 모은다. 샌프란시스코의 개막전 상대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인데 김하성이 톱타자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김하성과 이정후는 키움 히어로즈에서 한솥밥을 먹은 사이. 김하성이 먼저 샌디에이고에 와 좋은 활약을 펼치며 KBO리그 출신 선수에 대한 평가를 높였고, 이정후가 좋은 계약을 할 수 있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김하성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이후에도 이정후와 꾸준히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메이저리그 팁을 전해줬고, 멜빈 감독이 지난해까지 김하성이 뛴 샌디에이고 감독이었다는 점은 이정후가 메이저리그에 적응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전망.
1억1300만 달러라는 거액을 투자한 것이 샌프란시스코의 현명한 결정이었다는 것을 이정후가 첫 해부터 증명해 낼 수 있을까.
이정후는 2017년 키움에 처음 입단했을 때도 고졸 야수는 첫해 잘 할 수 없다는 이전까지의 선입견을 깼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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