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오리아(미국 애리조나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처음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미국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이 유격수로 복귀하게 됐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김하성은 1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 스포츠콤플렉스에서 열린 스프링캠프 첫 날 훈련에 참가했다. 투-포수들은 12일 먼저 캠프에 입성했고, 이날 야수들까지 합류하며 완전체가 됐다.
김하성은 훈련 전 "포지션 변경이 있을 것 같다"고 얘기했다. 이어 마이크 쉴트 감독이 김하성과 잰더 보가츠의 포지션을 맞바꾼다고 공식 발표했다. 김하성이 유격수로, 2억8000만달러의 사나이 보가츠가 2루로 자리를 옮긴다.
수비, 라이브 배팅 등 다양한 훈련을 소화하고 새 시즌 프로필 촬영까지 하며 첫 날 일정을 마친 김하성. 그는 훈련 후 인터뷰에서 "유격수는 내가 계속 하던 포지션이라 크게 문제는 없을 것 같다. 다만 더 잘 준비해야 한다는 마음이 크다. 잘해야 한다"고 첫 소감을 밝혔다.
김하성은 "오늘 출근해 처음 들었다. 깜짝 놀랐다. 사실 조금 부담도 됐다. 제일 편한 포지션이기는 한데, 갑자기 들으니 당황한 측면이 있었다. 그래도 팀이 나를 믿어준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마이크 쉴트 감독님은 그냥 유격수를 보라고만 말씀하셨다"고 덧붙였다.
김하성은 보가츠와 나눈 얘기에 대해 "포지션 얘기는 딱히 하지 않았다. 그냥 잘하자고 얘기했다"며 웃었다. 이어 "보가츠 선수가 어찌됐든 나에게 양보 아닌 양보를 해준 격이 됐다. 큰 결정을 해줬다. 팀을 위해서 그런 선택을 한 것 같은데, 나도 거기에 맞게 정말 잘 준비를 해야할 것 같다. 잘해야 한다는 말밖에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사실 천문학적 몸값을 받는 슈퍼스타 보가츠가 유격수를 고집했다면, 쉽게 바꾸지 못했을 일이다. 보가츠는 "김하성의 수비를, 선수로서 존경한다. 그래서 내가 2루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내 목표는 월드시리즈 우승이고, 팀이 더 강해지기를 바란다"고 심경을 밝혔다. 하지만 아쉬움이 뚝뚝 묻어났다.
쉴트 감독은 보가츠를 설득하기 위해 이미 지난 겨울부터 움직였다. 비시즌 고향인 카리브해 섬 아루바에 있던 보가츠를 만나기 위해 직접 비행기를 타고 날아갔다. 쉴트 감독은 "다시 유격수로 복귀하기로 해준 김하성도 존경하고, 어려운 결정을 내려준 보가츠에게도 감사하다"고 밝혔다.
김하성은 다시 하게 된 유격수 수비에 대해 "송구를 신경써야 할 것 같다. 2루보다 부담이 더 있다. 체력에 대한 준비도 더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하성에게는 기회다. 이번 시즌 후 FA 자격을 얻는데, 공격과 주루에서 같은 조건이라면 2루수보다 유격수의 가치가 훨씬 높다. 김하성은 "내 개인 이득보다, 팀이 좋은 성적을 내는 게 중요하다. 내가 잘하면, FA나 계약 등 문제는 뒤에 따라오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저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시즌 골드글러브 유틸리티 플레이어 부분을 수상한 김하성. 이번 시즌은 유격수 포지션으로 도전하게 됐다. 김하성은 "한 번 받으니 계속 받고 싶다. 놓치지 않고 싶은 마음이 크다. 목표가 됐고, 자극제가 된다"고 설명했다.
김하성은 자신보다 잘한다고 생각하는, 눈여겨보는 유격수가 있냐고 묻자 시카고 컵스의 댄스비 스완슨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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