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본인이 기회를 걷어찼다."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이 거포 유망주 김범석의 부상 귀국에 아쉬움을 표현했다. 그리고 일침을 가했다. 프로 선수로서 준비 부족으로, 천금의 기회를 날렸다는 것이다.
LG는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 스프링캠프를 차리고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시즌 29년 만의 통합 우승으로 자신감을 얻었고, 올시즌 2연패에 도전하며 '왕조 건설'을 외치고 있다.
하지만 아쉬운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시즌 1라운드 신인 김범석이 내복사근 부상으로 인해 조기 귀국길에 오른 것이다.
김범석은 이번 시즌 염 감독이 중용할 예정이었다.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시켜 큰 경기 경험까지 쌓게 하는 등, 염 감독이 본격적으로 키우고자 하는 선수였다. 올해는 아예 캠프 개막 전부터 '대놓고' 기회를 주겠다고 공언했다. 염 감독은 "포수인데 1루수를 시켜보면 야구 센스가 좋다는 걸 알 수 있다. 잘한다. 그리고 힘도 있고, 배팅 능력도 좋다"고 그의 자질을 높게 평가했다.
기회를 주겠다는 사령탑의 공언. 오해를 하면 안된다. 노력 없이 '무임승차'로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기회를 줄 테니, 제대로 몸을 만들어 캠프에 참가하라는 지시와도 같았다.
하지만 김범석은 정상 체중을 넘어가는 체형으로 캠프에 참가했다. 그리고 다쳤다.
18일(한국시각) 캠프에서 만난 염 감독은 "체중 감량 얘기를 직접적으로 했다. 하지만 살을 전혀 빼지 못하고 왔다. 그만큼 부상 위험이 커지는 일이었다"고 말하며 "준비 부족이다. 그 야구 잘하는 김현수도 엄청나게 체중 감량을 하고 왔다. 본인이 느끼는 바가 있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현수는 이번 캠프를 앞두고 부상 방지를 위해 7kg을 감량하고 공항에 나타나 화제가 됐었다.
염 감독은 "캠프 시작도 전에 '너는 개막 엔트리 확정이야'라는 메시지를 사실상 준 것이었다. 1주일에 1경기는 무조건 선발 포수로 뛰게 하고, 나머지 경기들은 1루수로 뛰며 경험을 쌓게 할 생각이었다.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 그런데 스스로 기회를 걷어찬 것이다. 여러모로 아쉬울 따름"이라고 덧붙였다.
프로 무대는 냉혹하다. 누군가 잃은 기회는, 또 다른 누군가에는 새로운 기회가 된다.
염 감독은 김범석의 대체자로 김성진을 눈여겨보고 있다. 염 감독은 "원래 포수였는데, 지금은 1루 백업으로 생각중이다. 야구 센스가 좋아 향후 3루수로도 활용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타격은 미국에 와서 보는데 정말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이어 "상무 입대 예정인 이재원을 올해 1군에 안 부르려 했다. 그건 김범석을 키우겠다는 의도 때문이었다. 김범석에게 확실한 자리를 만들어주고, 더 편하게 야구를 하게 해주고 싶어서였다. 그런데 김범석이 없으니, 이재원 카드도 생각해봐야 한다. 감독의 구상이 다 꼬이고 말았다"고 설명했다.
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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