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주장(Captain)'은 그라운드의 감독이다. 동료들에게 직접 지시를 내리고, 파이팅을 불어넣는다. 경기 중 충돌 상황에서 주심에게 항의를 할 수 있는 권한은 오직 주장에게 있다. '감독은 언젠간 떠나지만, 주장은 영원하다'는 축구계 격언은 주장의 중요성을 말해준다.
K리그에선 스티븐 제라드(전 리버풀), 하비에르 사네티(전 인터밀란)와 같이 낭만 넘치는 '영원한 주장'이 사라지거나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주장단 교체'는 선수 영입, 등번호 발표와 함께 각 구단이 꼭 SNS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소개하는 '고정 꼭지'다. 주장과 부주장으로 구성된 주장단 면면을 보면, 감독들이 누구에게 힘을 실어주는지부터 팀내 분위기, 감독의 시즌 구상 등을 조금은 엿볼 수 있단 점에서 팬들은 주장단 발표를 손꼽아 기다린다.
2024시즌 K리그1 주장 현황을 살펴보면 요즘 흐름대로 큰 폭의 교체가 벌어졌다. 8개팀이 주장을 교체했다. 포항 완델손(35), 전북 김진수(32), 인천 이명주(34), 대구 홍철(34), 서울 기성용(35), 제주 임채민(34), 수원FC 이용(38), 김천 김현욱(29)이 새롭게 주장으로 뽑혔다. 대전하나는 주세종(34)에서 조유민(28)으로 주장을 교체할 계획이었는데, 조유민이 지난 15일 아랍에미리트 클럽 샤르자로 이적하면서 새 주장을 누구로 할지 막판 고심 중이다. 2연패팀 울산 김기희(35), 광주 안영규(35), 강원 한국영(34) 3명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주장을 맡았다.
주장들의 평균 나이는 34세로, 절대 다수의 팀들이 팀내 최고참에 속하는 베테랑에게 완장을 맡겼다. 지난해 약 32.6세에서 1세 이상 늘었다. 서울 주장을 내려놓았던 기성용은 김기동 서울 감독의 삼고초려 끝에 다시 주장을 맡았다. 승격팀 김천의 주장 김현욱은 유일한 20대이고, 전 국가대표 풀백 이용이 최고령이다. 김현욱은 지난 6월 '만 나이 통일법'이 시행되기 전 '한국 나이'로는 서른살이다. 브라질 출신 완델손은 올시즌 K리그1 유일한 외국인 주장이다.
포지션별로는 수비수가 7명으로 가장 많았다. 김진수 완델손 홍철 이용 등 풀백들이 대거 주장으로 선임된 것은 주목할만한 대목이다. 나머지 4명은 미드필더다. 그 중 공격형 미드필더 겸 윙어인 김현욱을 제외하면 중앙 미드필더 혹은 수비형 미드필더다. 공격수 주장은 한 팀도 없었다. 작년에 일류첸코(서울), 김승대(포항) 공격수 2명이 주장 역할을 했다. 감독들이 중원과 후방에서 경기를 전반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는 선수들에게 주장 완장을 맡기려 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1부 승격에 도전하는 수원은 2009년 이운재 이후 15년만에 골키퍼 양형모를 주장으로 선임해 눈길을 끌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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