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저도 안혼나려고 노력합니다."
LG 트윈스는 '효자 외국인 타자' 덕에 29년 만에 감격의 우승을 맛봤다. 오스틴 딘. 지난 시즌 기대 반, 우려 반 속에 영입을 했는데 오스틴의 건실한 활약 속에 LG 타선은 흔들리지 않았다. 정규시즌 3할1푼3리 23홈런 95타점. LG의 외국인 타자 '잔혹사'를 생각하면 거의 '로또'였다. 정규시즌에 이어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도 'LG 킬러' 벤자민을 상대로 그림같은 홈런포를 치며 승기를 LG에 가져다줬다.
당연히 재계약. 70만달러였던 몸값이 130만달러로 껑충 뛰었다. 사실 LG 입장에서는 얼마를 줘도 아깝지 않았을 것이다.
오스틴은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프링캠프에서 두 번째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다. 팀 내 위상도 높아졌고, 선수들과 많이 친해졌으며, 마음이 편하다. 오스틴은 "솔직히 작년에는 걱정이 많았다. 아시아 야구를 처음 접하고, 외국인 선수도 많지 않아 긴장을 많이 했었다. 하지만 팀원들이 너무 잘해줘 팀에 빨리 녹아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스틴은 이어 "작년 멤버들이 다 있으니 올해는 마음이 편하다. 팀 승리쪽에만 방향을 잡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개인 성적이나 타이틀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스틴은 벌써 '한국 선수'가 다 됐다. 에피소드가 있다. 타격 훈련 중 베테랑 김현수가 후배 선수들을 집합시켰다. 문보경에게 주로 얘기를 했는데, 심각하게 다그치는 모습이었다. 분위기가 차가운 가운데, 김현수 옆에 있던 오스틴도 뭔가 알아듣는다는 듯 고개를 숙였다, 끄덕였다를 반복했다.
오스틴은 뭐라고 하는지 알아듣느냐고 묻자 "어느정도 이해는 한다"고 답했다. 분위기 파악은 충분히 한다는 의미. 오스틴은 "김현수가 왜 그렇게 미팅을 진행했는지, 어떤 상황이었는지 다 알고 있었다. 김현수가 주장은 아니지만, 리더로서의 역할을 많이 해준다. 팀원들을 좋은 방향으로 끌어가려고 하는 것이다. 쓴소리도 많이 하지만, 그게 절대로 그 선수를 싫어하거나 미워해서 그러는 게 아닌 걸 안다. 더 잘할 수 있는 선수인데, 아쉬운 부분이 있으면 자극을 주기 위해 얘기하는 걸로 안다"고 진지하게 설명했다.
이미 한국의 선후배 문화를 파악한 오스틴. 김현수보다 나이가 5세 어리다. 김현수가 1988년생, 오스틴이 1993년생. 외국인 선수인 오스틴도 혼날 때가 있을까. 오스틴은 "절대 화나게 할 만한 행동을 안하려고 하고 있다. 그런 일이 있다면 내가 정말 멍청한 짓을 했다고 보면 된다"고 말하며 껄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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