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단 두번 만의 실외 등판. 우려는 기우였다. 메이저리거의 품격은 달랐다.
한화 이글스 류현진이 오키나와를 들썩이게 하고 있다.
류현진은 26일 일본 오키나와현 아카마볼파크에서 두 번째 불펜 피칭을 소화했다. 60구를 던지며 컨디션을 점검했다.
한화는 이날 삼성 라이온즈와의 연습경기를 위해 아카마볼파크를 방문했다. 류현진은 경기조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불펜 상태가 나은 곳에서 피칭을 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 동료들과 함께 구장을 찾았다.
취재진과 팬들의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가볍게 몸을 푼 류현진은 불펜장으로 이동해 피칭을 시작했다. 이적한 동기생 이재원이 미리 기다리다 류현진의 공을 받았다.
"19년 만이네"라며 이재원을 향해 반가움을 표시한 뒤 피칭을 시작했다. 두 선수가 배터리 호흡을 맞춘 건 청소년 대표 시절 이후 처음이다.
20구씩 세 세트, 총 60구를 던졌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커브, 커터, 체인지업까지 모든 구종을 테스트 했다.
지켜보는 모든 사람들이 감탄을 자아낸 아트피칭이었다.
미트가 쩌렁쩌렁 울릴 만큼 공끝에 힘이 넘쳤다. 이재원이 미트를 거의 움직이지 않고 포구할 수 있을 정도로 완벽한 코너 제구력을 과시했다.
이재원은 공을 받을 때마다 "나이스 볼"을 외치며 감탄했다. 진심이었다. '미트 소리가 좋다'는 말에 이재원은 "공이 좋은 겁니다"라고 답했다.
흐뭇한 표정으로 불펜 피칭을 지켜본 한화 최원호 감독은 류현진의 구위와 제구에 엄지를 세웠다. 그는 "전력으로 던졌을 때 어떨까 상상을 해봤다"며 "계획한 스케줄에 이상이 없으면 개막전에 나가는데 문제가 없지 않을까 싶다"고 낙관했다.
한화 박승민 투수코치는 "지난 불펜 때도 좋은 모습이었는데 오늘 보니까 그때는 조금 자제하면서 던지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오늘 모습이 훨씬 더 좋았다"고 경탄했다. 이어 "지금 이 시기에 맞게 준비가 돼 있는 것 같고 실내에서 너무 오래 있었다는 우려를 지울 만큼 좋은 피칭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커터를 우타자 몸쪽 높은 코스에 던지는 모습이 보통 선수들은 잘 안 하는 부분인데 스스로 하는 걸 보니 확실히 높은 수준을 추구하는 것 같다"고 극찬했다.
볼을 받아준 이재원 역시 "(나이스볼 외치느라) 목만 아팠던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떤 뒤 "워낙 좋은 볼을 던지고 제가 공을 받아봤을 때는 충분히 개막전에 던질 수 있는 몸상태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5~6개 구종을 다 던졌는데 모두 완벽하다"고 평가하며 "친구를 떠나서 일단 한 투수로서 정말 완벽한 선수인 것 같다. 한국 뿐 아니라 미국에도 거의 없는 투수"라고 극찬했다.
류현진은 지난 22일 한화와 8년 총액 170억원(옵트아웃 포함·세부 옵트아웃 내용 양측 합의 하에 비공개)에 계약하고 12년 만의 친정팀 복귀를 알렸다.
23일 오키나와로 출국, 선수단에 합류한 뒤 도착 당일 첫 야외 불펜 피칭을 했다. 당시 총 45구를 소화했다.
투구 후 코칭스태프에 "절반 정도로 했다"며 "그동안 꾸준히 준비했기 때문에 전혀 문제 없었다. 실내에서만 훈련해 빨리 야외에서 운동하고 싶었다"고 했다. 류현진의 첫 라이브 피칭은 3월 1일 고친다구장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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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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