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일본)=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팀의 중심이 돼야할 선수 아닌가. 정말 잘해야한다(김태형 감독)."
지난 1년은 잊어라. '차세대 이대호' 한동희(26)가 부활의 서막을 열었다.
한동희에겐 악몽 같았던 2023년이었다. 이대호라는 거대한 '우산'이 사라진 순간, 팀의 중심으로 거듭나긴 커녕 바닥을 모르고 추락했다.
타율 2할2푼3리 OPS(출루율+장타율) 0.583. 단순히 타격폼 변경의 후유증이라기엔 너무 길었고 처참했다. 이대호를 비롯한 롯데 관계자들은 입을 모아 "한동희의 너무 착한 심성이 문제"라고 했다. 때론 남탓을 하며 흘려버릴 줄도 알아야하는데, 안으로 침잠하는 성격이다보니 슬럼프를 벗어던지지 못하고 오히려 휘말렸다는 것.
결국 손에 반쯤 거머쥐었던 항저우아시안게임 티켓을 놓쳤다. 롯데는 박세웅 나균안 윤동희가 한꺼번에 병역 혜택을 받아 함박웃음을 지었지만, 한동희를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결국 한동희는 올여름 국군체육부대(상무) 입대를 택했다. 마냥 다음 아시안게임만 바라보기엔 불안한 나이다. 지난해부터 고민하던 부분을 행동에 옮긴 것.
마음을 새롭게 다잡는 계기도 됐다. 한동희는 "5월까지 최대한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린 뒤 군대 가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김주찬 타격코치와 함께 겨우내 땀을 쏟았다. 스프링캠프 직전에는 대선배 이대호의 배려로 함께 '강정호 스쿨'을 찾아 타격폼도 다듬었다.
그 첫 결과가 나왔다. 한동희는 지난 24~25일 진행된 형제구단 지바롯데 마린즈와의 교류전에서 홈런 포함 7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롯데가 따낸 4점 중 2점이 한동희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특히 1대8로 패한 2차전에서 베테랑 가라카와 유키를 상대로 쏘아올린 홈런이 인상깊었다. 이날 롯데의 유일한 득점이었다.
현장을 지켜본 전준호 전 롯데 코치는 이른바 '강정호 효과'에 대해 "확실히 코드가 맞는다. 스윙 면에서 (강정호가)도움이 많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강정호에겐 짧게 배웠을 뿐이고, 김주찬 타격코치가 (한동희를)잘 잡아줬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앞서 "5월까지 20홈런을 치고 싶다"며 희망사항을 밝혔던 한동희다. 그는 이날 홈런에 대해 "타이밍을 맞추는게 신경을 많이 썼는데, 잘 맞은 타구가 나오면서 홈런으로 이어졌다"고 돌아봤다. 이어 "오늘의 감각을 잘 기억해서 남은 연습경기, 또 정규시즌에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태형 감독도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김 감독은 "잘할 거다. 앞으로 팀의 중심이 돼야할 선수"라고 강조했다.
한동희에게 주어진 임무는 무엇보다도 장타력이다. 롯데는 지난해 20홈런 타자가 단 1명도 없었다. 17개를 친 전준우가 팀내 최다 홈런이었다.
한동희는 2020년 이후 3년간 48홈런을 쳤다. 다음 단계였던 20홈런으로 뛰어오르기 직전 주저앉은 셈.
하지만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잠재력의 소유자다. 2024년은 한동희에게 껍질을 깨는 해가 될 수 있을까.
한동희는 27일 삼성라이온즈와의 연습경기에서도 3점 홈런을 쏘아올리며 반짝이 아닌 '부활'임을 만천하에 외쳤다.
오키나와(일본)=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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