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가수 나훈아가 데뷔 58년 만에 은퇴를 선언했다.
나훈아는 27일 직접 쓴 편지를 통해 은퇴를 알렸다. 그는 "고마웠습니다! 여기까지 왔습니다. 한발 또 한발 걸어온 길이 반백년을 훌쩍 넘어 오늘까지 왔습니다. 마이크를 내려놓는다는 것이 이렇게 용기가 필요할 줄은 미처 생각지 못했습니다. '박수칠 때 떠나라'라는 쉽고 간단한 말의 깊은 진리의 뜻을 저는 따르고자 합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세월의 숫자만큼이나 가슴에 쌓인 많은 이야기들을 다 할 수 없기에 '고마웠습니다!'라는 마지막 인사말에 저의 진심과 사랑 그리고 감사함을 모두 담았습니다. 긴 세월 저를 아끼고 응원해주셨던 분들의 박수와 갈채는 저에게 자신감을 더하게 해 주셨고, 이유가 있고 없고 저를 미워하고 나무라고 꾸짖어 주셨던 분들은 오히려 오만과 자만에 빠질뻔한 저에게 회초리가 되어 다시금 겸손과 분발을 일깨워주셨습니다"라고 전했다.
또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제가 할 수 있는 가장 크고 높은 소리로 외쳐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 고마웠습니다!"라고 말했다.
나훈아는 1966년 '천리길'로 데뷔한 뒤 '가지마오' '사랑' '영영' '잡초' '무시로' '고향역' '갈무리' '어매' '땡벌' 등 120곡이 넘는 히트곡을 발표해 온 '가황'이다. 탁월한 가창력과 압도적인 무대 장악력은 그를 트로트계의 전설적인 카리스마로 군림할 수 있게 했다.
대한민국 가요계를 뒤흔든 거물이었던 만큼, 그의 활동은 파란만장 했다.
3번의 결혼과 이혼, 스토커의 테러, 폭행 시비 등의 구설이 나훈아를 따라왔고 특히 2008년에는 전무후무한 기자회견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일본 야쿠자와 여배우와의 루머에 휘말리면서 바지 지퍼를 내리는 듯한 퍼포먼스를 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 사건은 그동안 뜬소문을 참고 인내하던 연예인들이 법적 조치를 비롯한 강경 대응을 하게 만드는 시발점이 됐다.
2020년에는 자신이 오랫동안 지켜온 신비주의를 깨고 방송을 통해 대중과 만나기도 했다. 공연을 제외한 활동을 전혀 하지 않았던 나훈아가 2020년 코로나19로 힘겨워 하는 대한민국 국민들의 사기 진작과 위로를 위해 KBS에서 '대한민국 어게인 나훈아'를 진행한 것. 이번 방송은 시청률 29%라는 대기록을 썼으며, 나훈아가 이 자리에서 공개한 신곡 '테스형!' 또한 신드롬을 불러오며 가황의 저력을 입증했다.
이처럼 나훈아는 58년 간의 대기록을 남기고 떠난다. 최고의 자리에서 마이크를 내려놓겠다는 가황의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유종의 미를 위해 나훈아는 마지막 콘서트로 팬들에게 직접 인사를 건넬 계획이다. 그는 4월 27일 인천 송도컨벤시아를 시작으로 5월 11일 청주 석우문화체육관, 5월 18일 울산 동천체육관, 6월 1일 창원체육관, 6월 15일 천안 유관순체육관, 6월 22일 원주종합체육관, 7월 6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2024 고마웠습니다-라스트 콘서트'를 진행하며, 하반기 공연 일정은 추후 공지할 계획이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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