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키(일본)=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고등학교 때 한 번 맞은 경험이 있거든요."
김택연(19·두산 베어스)이 지명될 당시 김태룡 두산 베어스 단장은 "2~3년 안에 스토퍼(마무리투수)가 될 선수"라고 기대했다.
두산은 확실한 대우를 했다. 전체 2순위로 지명됐지만, 1순위 황준서(한화)와 같은 계약금인 3억5000만원을 안겼다.
지난 27일 일본 미야자키 선마린구장. 김택연은 왜 마무리투수로 자신을 평가했는지 완벽하게 증명했다.
세이부 라이온스와의 구춘대회. 두 팀은 나란히 2회 3점씩을 주고 받은 뒤 4-4로 맞선 채 9회를 맞이했다.
9회초 두산이 점수를 내지 못했고, 세이부에게 경기를 결정지을 수 있는 기회가 넘어갔다.
선두타자가 수비 실책으로 나간 뒤 김택연은 1사를 잘 잡아냈다. 이어 니시카야 마나야에게 안타를 맞으며 1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단타면 경기가 끝나는 상황. 김택연은 다시 한 번 집중력을 보여줬다. 직구의 힘이 더 붙은 채로 경기를 풀어갔다.
하세가와를 150㎞ 직구로 삼진 처리한 뒤 야마무라까지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1사 1,3루를 삼진 두 개로 끝내는 순간. 두 팀은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지난 24일 김택연은 이미 한 차례 괴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김택연은 지난 24일 이키메구장에서 열린 소프트뱅크 2군과의 경기에서도 9회 올라와 1이닝을 삼진 세 개로 퍼펙트로 막아냈다. 그 당시 최고 구속은 149㎞. 경기를 거듭할수록 공의 살아나기 시작했다.
경기를 마친 뒤 김택연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다.
김택연은 "나 때문에 질 수도 있는 상황에 올라와서 부담이 되기도 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한 번 끝내기 패배를 당한 경험이 있었다. 그 뒤로 내 공에 자신감을 가지고 '무조건 막아야 한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던지니 결과가 좋았다. 타자가 잘 치는 건 알고 있다. 그래도 내 공을 던지면 막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무조건 막을 거다라는 생각으로 했는데 어떻게든 꾸역꾸역 막은 거 같다"고 이야기했다.
김택연의 배짱은 삼진 승부를 풀어과는 과정에 나왔다. 과감하게 가운데 직구를 꽂아넣으면서 힘대힘으로 붙었다. 오히려 위기 상황을 즐기는 모습까지 보여줬다.
김택연은 "직구에 자신이 있었다. (김)기연이 형도 오늘 직구 컨디션이 좋아보인다고 했다. 기연이 형이 사인을 내면 코스를 보고 낮게 던지려고 했다"고 했다.
김기연 역시 "공이 마지막에 확실하게 살아서 온다. 직구 위력이 정말 좋다"고 감탄하기도 했다.
김택연은 "위기 상황을 경험해보고 싶었다. 한국 가기 전에 꼭 이렇게 맞아도 보고 싶었고, 이런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좋은 경험이었던 거 같다. 중요한 상황에서 결과적으로 막아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두산 타선에서는 강승호와 박준영이 멀티히트를 기록하는 등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투수 브랜든 와델이 48개의 공을 던져 2이닝 3안타 1탈삼진 2볼넷 3실점(2자책)을 기록했고, 김민규(1이닝 무실점)-김호준(1이닝 무실점)-백승우(1이닝 1실점)-최종인(1이닝 무실점)-박정수(1이닝 무실점)-김택연(1이닝 무실점)이 차례로 마운드에 올랐다.
미야자키(일본)=이종서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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