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한국에서 한번 뛰어보고 싶습니다."
7년만에 꿈이 현실이 됐다. 북한 국가대표 수비수 리영직(33)은 2017년 일본 도쿄에서 열린 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대회에서 국내 취재진을 만나 인천 아시안게임 때 한국에 대해 좋은 인상을 받았다면서 K리그 진출 의사를 내비쳤다. 지난 7년간 리영직과 K리그의 연은 닿을 듯 닿지 않았다. 일본 오사카 태생 재일교포인 리영직은 2013년 일본 클럽 도쿠시마 보르티스에서 프로 데뷔해 V-바렌 나가사키, 가마타마레 사누키 등에서 뛰었다. 2018년 도쿄 베르디, 2020년 FC류큐, 2023년 이와테 그롤라 모리오카에 입단할 당시 K리그 유수 구단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됐다. 리영직에게 꾸준히 관심을 보인 팀 중에는 입단을 앞둔 K리그2 클럽 FC안양도 있었다.<스포츠조선 3월1일 단독보도>
탄탄한 체격(1m87),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를 두루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 능력, 일본 프로축구 1부~3부에서 260경기 이상, 북한 대표로 A매치 23경기를 치른 풍부한 경험 등으로 K리그에서 후한 평가를 받았다. 리영직의 한 측근에 따르면, 무엇보다 선수 본인이 K리그에 도전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1부, 2부를 가리지 않았다. 북한 대표팀 선배 안영학 정대세 안병준(현 부산) 등의 존재도 이번 K리그 진출 결정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전해졌다. 재일교포들의 롤모델로 알려진 미드필더 안영학은 수원과 부산, 공격수 정대세는 수원에 몸담았다. 장신 스트라이커 안병준은 수원FC, 수원, 부산 등에서 뛰었고, 올해 부산에 재입단했다. 안병준과는 대표팀에서 활동한 기간이 겹친다. K리그에 대한 정보를 접했을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를 끝으로 이와테(3부)와 계약이 종료되어 FA 자격을 얻은 리영직은 다시 K리그의 문을 두드렸다. 중동 무대로 떠난 조유민 대체자가 필요했던 대전하나를 비롯한 복수의 K리그 구단과 연결됐다. 리영직의 국적, 대체자 마련 등 다양한 이유로 협상이 번번이 결렬되는 가운데, 승격을 노리는 FC안양이 손을 내밀었다. 사실 리영직은 이번 겨울 이적시장 초기부터 안양의 영입 리스트에 포함됐다. 기존 수비수들이 재계약을 맺거나, 재계약 협상을 하면서 영입이 성사되지 않았던 터였다. 재계약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 수비수 백동규가 돌연 수원 삼성으로 떠나면서 센터백에 결원이 생겼다. 올해 안양 수석코치에서 감독으로 '승격'한 유병훈 감독은 매 시즌 30경기 이상을 꾸준히 소화한 리영직의 '지속성'과 '성실함'을 높게 평가해 결국 영입을 결정했다.
리영직은 지난 2월말 입국해 메디컬테스트 등 마지막 이적 절차를 밟았다. 유 감독과 첫 대면에서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보였다. 유 감독은 전술 지시를 내리거나, 이창용 김영찬 등 기존 센터백과 호흡을 맞추는데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는 후문이다. 리영직은 금주 내 '오피셜' 발표 후 본격적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설 예정이다. 이르면 17일 청주에서 열리는 충북청주와 '하나은행 K리그2 2023' 3라운드를 통해 K리그 데뷔전을 치른다. 안양은 지난 1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성남과 개막전에서 유정완 단레이의 연속골로 2대0 승리했다. 이번 주말 2라운드는 쉬어간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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