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연극계의 거목 배우 고(故) 오현경이 영면에 들었다.
5일 오전 9시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야외공연장에서 고 오현경의 영결식이 대한민국연극인장으로 엄수됐다. 이날 영결식에는 유족과 동료 연극인 100여 명이 참석했다.
고인과 함께 실험극장 창립동인으로 활동했던 배우 이순재는 "실험극장으로 활동하던 당시 우리는 국어사전을 펴놓고 화술을 공부할 정도로 화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어 "TBC 시작할 당시 함께했던 남자배우들이 저와 고인을 포함해 6명이 있다. 그중 이낙훈, 김동훈, 김성옥, 김순철 다 자네 기다리고 있다. 나도 곧 갈 테니 우리 가서 다 같이 한 번 만나세"라고 작별 인사를 고했다.
배우 정동환은 "열심히 준비한 연극을 감상하신 선생님이 대사가 하나도 안 들린다 하셨을 때 그렇게도 야속하고 절망적이었다"며 "그 야속함과 절망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과 시간이 저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됐다. 선생님 만난 반백년 행복하고 감사했다. 가르침을 잊지 않겠다"고 추모의 뜻을 전했다.
고인의 딸인 배우 오지혜는 "지난해 머리 수술을 받으시고 인지능력 테스트를 하는데 직업이 뭐냐고 물으니, 아주 힘 있게 배우라고 말씀하셨던 기억이 난다. 아버지는 연기를 종교처럼 품고 한 길을 걸어오신 분"이라고 회상했다.
한국연극협회장으로 치러진 장례식에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장례명예위원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외에도 배우 강부자, 김갑수, 김혜자, 박근형, 박정자, 손숙, 신구, 오달수 등 260여 명에 달하는 한국연극협회 소속 연극계 동료들과 후배 배우들이 장례위원으로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했다.
유족에 따르면 오현경은 지난 1일 오전 9시 11분께 김포의 한 요양원에서 숨을 거뒀다. 지난해 8월 뇌출혈로 쓰러진 뒤 약 6개월 넘게 투병 생활을 해왔으나, 끝내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1936년 생인 오현경은 1955년 고교 3학년 시절 유치진 작가의 작품 '사육신'으로 첫 무대에 올랐다. 이후 극단 실험극장 창립 동인으로 활동하며 '봄날', '휘가로의 결혼', '맹진사댁 경사', '3월의 눈' 등에 출연했다.
1961년 KBS 공채 탤런트 1기로 연예계에 입문한 고인은 드라마 'TV 손자병법'(1987~1993)에 출연하며 대중에 존재감을 드러냈다. 1992년에는 해당 작품으로 K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누리기도 했다.
이 밖에도 1985년 동아연극상 남자연기상, 1991년 서울연극제 연기상, 2009년 대한민국 연극대상 남자연기상, 2011년 서울시 문화상 연극 부문 등을 수상했다. 2013년에는 보관문화훈장을 받았으며,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으로 선출됐다.
2017년 세상을 떠난 배우 윤소정과의 사이에 딸 오지혜, 아들 오세호를 두고 있다. 고인은 천안공원묘원에서 영원한 안식에 든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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