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레알 소시에다드 에이스 쿠보 타케후사가 파리 생제르맹전 패배에서 느낀 착잡함은 표정에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쿠보는 6일 새벽 5시(한국시각) 스페인 산세바스티안 레알레 아레나에서 열린 파리 생제르맹과 2023~2024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UCL) 16강 2차전에서 1대2로 패해 합산 스코어 1대4로 탈락이 확정되자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양팀 선수들이 서로 수고했다며 인사를 나눌 때, 양손을 허리에 올려두고는 멍하니 한 곳을 오랫동안 응시했다.
그런 쿠보에게 다가오는 선수가 있었으니, 바로 이강인이었다. 둘은 2001년생 동갑내기이자 2021~2022시즌 스페인 마요르카에서 한솥밥을 먹은 사이다. 쿠보가 2022년 먼저 팀을 떠난 이후로도 서로 꾸준히 연락하며 서로의 안부를 묻고 생일을 축하해주는 등 끈끈한 관계를 유지했다.
쿠보는 지난 2023년 카타르아시안컵 대회 도중 이강인과 관련된 질문에 "(챔피언스리그가 열리는)파리에서 만나고 싶다"며 이강인과 그라운드 재회를 고대했다.
지난달 프랑스 파리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린 16강 1차전에선 이강인이 컨디션 문제로 결장하며 만남이 성사되지 않았다. 이날은 쿠보가 선발 풀타임 뛰고, 이강인이 하프타임에 교체돼 후반전 45분 남짓 서로 기량을 겨뤘다.
쿠보가 침묵한 이날 경기에서 이강인은 투입 11분만에 상대 수비 뒷공간을 찌르는 예리한 왼발 발리 패스로 킬리안 음바페의 골을 어시스트했다. 자신의 챔피언스리그 토너먼트 첫 공격 포인트였다. '음단장' 음바페는 득점 후 '네 덕분에 골을 넣었다'는 제스처의 의미로 이강인을 손가락으로 콕 찍었다.
전반 음바페의 선제골로 앞서간 파리 생제르맹은 이강인과 음바페가 합작한 골로 소시에다드의 추격을 뿌리쳤다. 경기 막바지 미켈 메리노에게 만회골을 내줬으나, 대세엔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이강인은 허탈해하는 쿠보 앞으로 먼저 다가와 인사를 건넸고, 둘은 뜨겁게 포옹을 나눴다. 탈락 여파 때문인지, 쿠보는 이강인 앞에서도 쉬이 웃지 못했다.
이강인은 경력 최초로 챔피언스리그 8강에 올라 '빅이어'(챔피언스리그 트로피)를 향한 도전을 이어나갔다. 8강팀 상대는 15일 결정 난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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