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결국 해답은 '내가 잘해야 한다'였다.
LG 트윈스 최원태가 지난해 아픔을 씻는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최원태는 1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범경기서 선발등판해 3이닝 동안 6안타 무4사구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제 본격적인 정규시즌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자신의 정상적인 직구 구속인 147㎞를 이미 찍으며 매우 잘 준비되고 있음을 알렸다. 안타를 허용하며 위기도 있었지만 볼넷없이 던졌다는 점 역시 긍정적인 부분.
최원태는 지난해 시즌 후반 3대1 트레이드로 LG에서 영입한 '우승 청부사'였다. LG는 최원태를 데려오기 위해 타자 유망주 이주형과 투수 유망주 김동규에 2024 신인 1라운드 지명권까지 안겼다. 키움은 1라운드 지명권으로 서울고 투수 전준표를 뽑았다.
그러나 사실 최원태의 성적은 아쉬웠다. 특히 한국시리즈에서 부상으로 떠난 아담 플럿코를 대신해 2차전 선발로 나섰는데 아웃카운트 하나만 잡고 2안타 2볼넷으로 무려 4실점을 했다. 1차전을 내줬던 LG는 1회에만 4점을 주며 어려운 경기를 펼쳤지만 이후 등판한 막강 불펜진이 1점도 내주지 않았고, 오지환의 솔로포와 김현수의 2루타로 1점차로 따라붙은 뒤 8회말 박동원의 역전 투런포로 드라마같은 역전극을 만들어냈다.
최원태는 지난해의 부진을 씻기 위해 원인 분석과 함께 솔루션을 처방 받았다. LG 염경엽 감독의 처방은 '잘 던질 때로 돌아가라'였다. 염 감독은 경기전 "최원태에게 스타일을 바꾸라고 했었다. 피칭 디자인을 코너 승부가 아닌 위아래로 바꾸라고 했다"면서 "최원태가 무서웠을 때는 투심과 체인지업이 아래쪽으로 형성되고 하이 패스트볼과 커브가 가끔 들어가는 상하로 싸울 때였다. 어느 순간 슬라이더 비중을 높이면서 자신의 장점이 사라졌다"라고 했다.
염 감독은 임찬규의 예를 들었다. 염 감독은 "임찬규가 작년에 부활한 것은 자신이 잘하는 것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다"라며 "최원태도 잘던졌을 때로 돌아가면 상대가 무서워하는 투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최원태는 이날 예전처럼 슬라이더 비중을 줄이고 투심과 체인지업, 커브, 그리고 하이패스트볼로 삼성 타자들을 상대했다. 3회말엔 안타를 3개를 연속해서 맞았는데 상대 주루 미스 등의 행운이 따르며 실점을 하지 않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느낌을 줬다. 4회말 선두 오재일까지 상대한 뒤 투구수가 58개에 이르자 교체.
최원태는 경기 후 "작년엔 내 뜻대로 안됐을 때 그것을 인정했어야 했는데 고집하다보니까 더 안좋았다"면서 "올해는 감독님께서 말씀하신대로 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이날 특히 볼넷이 없었던 점을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최원태는 "등판할 때마다 생각하는게 스트라이크 많이 던지는 것과 볼넷 내주지 않는 것이다. 그래야 경기가 된다"며 "삼진이 없는 것은 상관 없다"라고 했다.
올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갖기 때문에 그의 야구 인생에는 중요한 시즌이라고 봐야 한다. 최원태는 그러나 "중요한 시즌이긴 한데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있다"면서 "올해 규정 이닝을 넘기고 로테이션 꾸준히 지키고 싶다. 그래야 감독님께서 계산하시는 대로 시즌을 운영하실 수 있다"라고 선발 투수로서 팀을 생각했다.
염 감독의 솔루션과 함께 최원태 스스로 마음을 고쳐먹은 부분도 있다고 했다. "LG로 오면서 '타선이 좋아 점수를 줘도 되니 내 스타일대로 던져야겠다'는 이런 생각으로 했는데 그러니까 점수를 계속 주더라"면서 "이제는 타자들이 점수를 많이 뽑더라도 내가 일단 잘 막아야 된다는 생각으로 던지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타격 1위 팀이다보니 편한 마음으로 던지는게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온 부분. 스스로 긴장하고 자신의 피칭에 집중해서 던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대구=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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