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재밌게 던진 것 같다."
한화 이글스 류현진은 4177일만에 선 대전 마운드에서의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류현진은 1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3안타 무4사구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2012년 10월 4일 대전 넥센전 이후 처음으로 한화 유니폼을 입고 대전 마운드에 선 류현진은 1회초 실점했으나 이후 이닝에서 뛰어난 완급조절 능력과 제구를 앞세워 실전 점검을 마쳤다.
류현진은 경기 후 "재밌게 던진 것 같다. 마운드에 올라갔을 때 함성소리가 너무 커서 기분 좋았다. 던지려 했던 이닝, 투구 수를 잘 마치고 와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생각보다 스피드가 잘 나왔다. 체인지업 제구가 몇 개 안 좋게 들어간 것 빼고는 전체적으로 괜찮았다고 생각한다"고 이날 경기를 돌아봤다. KBO리그에서 처음으로 경험한 ABS(자동투구판정시스템)과 피치클락에 대해선 "스트라이크존에 안 들어갔으니 볼 판정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ABS를 시행하는 만큼) 항의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다만 타자마다 존이 달라지니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며 "(피치클락은) 피치컴이 없으니 여유가 있는 것 같진 않다"는 생각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집계된 류현진의 직구 최고 구속은 148㎞. 전광판에 찍힌 구속은 대부분 140㎞ 중반대로 형성됐으나, TV 중계진이 집계한 구속은 또 달랐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KIA 심재학 단장은 "우리도 집계를 하고 있는데, 편차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이를 두고 "너무 많이 나온 것 같다. 오류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미소 지었다.
이날 일부 팬들은 새벽부터 야구장을 찾기도. 이에 대해 류현진은 "많은 팬들이 찾아주셨다. 경기가 끝난 뒤에도 기다려주신 분들이 많더라.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밝혔다.
가슴철렁한 순간도 있었다. 2회초 한준수의 타구에 왼 발등을 맞았고, 4회초 마지막 타자 김선빈의 타구에도 왼쪽 허벅지를 맞았다. 첫 번째 강습 타구에 '괜찮다'는 사인을 내고 투구를 이어갔던 류현진은 두 번째 타구를 맞은 뒤엔 빠르게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류현진은 허벅지를 문지르면서도 김선빈을 가리키며 재밌다는 듯 웃음을 지었다. 당시 장면을 두고 그는 "괜찮다. 두 번재 타구는 좀 아팠지만 전혀 문제될 건 아니었다. 아웃시켰으면 됐다"며 "맞은 티를 내고 싶지 않았다"고 밝혔다.
류현진은 오는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범경기에 한 차례 더 등판한다. 한화는 오는 23~24일 잠실구장에서 펼쳐질 LG 트윈스와의 개막 시리즈에 류현진의 선발 등판을 계획하고 있다. 류현진은 "일요일에 한 번 더 던져야 하는데 또 비 예보가 있더라. 긴장은 하고 있어야 할 것 같다. 일요일이 지난 뒤에 (개막전 등판 여부가) 결정되지 않을까 싶다"며 "체인지업을 보완하고 이닝, 투구 수를 늘려가면서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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