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1루수를 시킬 생각은 없다."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내야수 윤도현(21) 활용법을 이렇게 밝혔다.
데뷔 3년차를 맞이한 윤도현. 성장세가 뚜렷하다. 데뷔 후 두 시즌 동안 부상으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선보이면서 야수 부문 MVP에 선정됐다.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 막판 옆구리 불편함으로 연습경기 출전 대신 휴식을 취한 윤도현은 귀국 후 정밀검진을 받았다. 다행히 특별한 이상은 발견되지 않으면서 KIA는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이 감독은 "윤도현에겐 개막전이 중요한 게 아니다. 시즌 전체를 놓고 어떻게 활용할지를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교 시절 유격수로 활약했던 윤도현은 포수를 제외한 내야 다른 포지션도 커버할 수 있는 유틸리티다. 경험은 적지만 그만큼 운동능력이 좋고, 잠재력도 풍부하다는 게 KIA 코칭스태프의 시각. 그동안 부상으로 제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으나, 올 시즌 잘만 활용하면 만능 백업을 넘어 KIA의 미래를 책임질 내야수 중 한 명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윤도현이 그동안 뛰었던 2루와 3루, 유격수 자리엔 박찬호 김도영 김선빈이라는 확고한 주전이 있다. 특히 2루엔 베테랑 서건창까지 가세했다. 2루는 김선빈-서건창 로테이션이 유력한 가운데, 3루와 유격수 백업 자리가 윤도현에겐 현실적인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박찬호가 지난해 부상 전까지 페넌트레이스 130경기를 뛰었고, 김도영도 중심타자라는 위치상 부상이 없다면 비슷한 플레잉타임을 소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도현이 실전 기회를 많이 받는 게 성장에 탄력을 줄 수 있지만, KIA 내야 뎁스를 고려할 때 쉽진 않은 게 사실이다.
때문에 1루 경쟁 참가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KIA 1루는 현재 이우성 변우혁 황대인이 경쟁 중. 지난해 외야수로 커리어 하이를 달성한 뒤 변신을 선언한 이우성이 선두 주자로 꼽히지만 변우혁과 황대인도 각자의 장점을 앞세워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보다 어린 윤도현이 장기적으로 봤을 때 1루 고민을 풀 열쇠가 될 수도 있다는 시각.
하지만 이 감독은 고개를 저었다. "윤도현에게 1루수를 시킬 생각은 없다"고 운을 뗀 이 감독은 "아직 젊은 선수고, 판단할 부분들이 많이 남아 있다. 운동 능력이나 기량 면에서 좋은 선수를 일찍 1루에 못박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 미래를 볼 때 아까운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볼 때 2루수나 3루수, 유격수 자리에 출전시키는 게 선수의 미래를 위해서도 좋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윤도현은 다가올 시범경기에서 기회를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캠프 기간 드러낸 가능성을 증명하는 무대. KIA에겐 윤도현을 '잘 쓰는 법'을 찾는 기회이기도 하다.
대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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