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울산 HD의 미래였던 이동경(27)이 2024년 자신의 이름 석자를 다시 되찾았다. 올 시즌 '이동경이 이동경하고' 있다. 왕조의 시작, K리그1 3연패에 도전하는 울산의 1위 등극에 바로 이동경이 있다.
울산은 승점 7점(2승1무)으로 3라운드에서 명실공히 선두로 올라섰다. 이동경은 현재 3골-2도움을 기록 중이다. 골도, 도움도 K리그1 1위다. 그는 9일 김천 상무와의 원정경기에서 2골-1도움을 기록하는 '원맨쇼'로 3대2로 승리를 이끌었다. 2라운드 '별중의 별'인 MVP에 선정되는 겹경사를 누렸다. 또 17일 A매치 브레이크 직전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홈경기(3대3 무)에선 1골-1도움을 올렸다. 최근 2경기에서 그야말로 '미친 폼'을 과시했다.
3년 만에 다시 찾은 '봄'이다. 이동경은 울산 유스 시스템에서 성장한 대표적인 '성골'이다. 현대중과 현대고에서 프로의 꿈을 키웠다. 2018년 K리그에 데뷔한 그는 2021년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도쿄올림픽에 출전했고, K리그1에서 28경기에 출전해 6골-3도움을 기록했다. 당시 A대표팀 사령탑이었던 파울루 벤투 감독도 사랑했던 존재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 최종엔트리 승선도 유력했다.
하지만 그 시절 울산은 '만년 2위'였다. 이동경은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 2022년 1월 독일 분데스리가 2부 샬케04로 임대됐다. 완전 이적 옵션이 포함된 여정이었다. 하지만 유럽 무대는 아픔이었다. 그는 이적하자마자 발등뼈 골절에 발목이 잡혔다. 샬케04에선 1경기 출전에 그치며 완전 이적에 실패했다. 2022년 9월 한자 로스토크로 재임대된 그는 반전을 꿈꿨지만 선발 2경기, 교체 10경기 출전에 그쳤다. 출전시간은 313분이었다. 카타르월드컵 출전도 허공으로 날아갔다.
이동경은 지난해 7월 울산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긴 공백의 흔적이 느껴졌다. 정상적인 몸상태가 아니었다. 홍명보 감독이 "넌 이제 왼발도 안되느냐"는 '뼈있는 말'을 던질 정도였다. 그는 지난 시즌 후반기 K리그1에서 9경기에 출전, 2골-1도움에 그쳤다. 울산은 2년 연속 우승으로 더 높게 비상했다. 이동경도 처음으로 K리그1 정상 등극의 감격을 누렸다. 하지만 마냥 웃을 수 없었다.
절치부심, 누구보다 혹독한 겨울을 보냈다. 땀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5㎏을 감량, 몸놀림부터 가벼워졌다. '통통 튄다'는 평가가 절로 나왔다. '미친 왼발'이 드디어 터졌다. 이동경은 21일 "동기부여가 확실했다. 돌아온 K리그 무대에서, 울산 팬들 앞에서 증명하고 또 보답하고 싶었다. 새로운 가족과 군 입대, 소속팀에서의 위치와 기대 등 앞으로 내가 해결해야 할 것들을 멋지게 해내고 싶기 때문에 더 열심히, 부지런하게 준비했다. 이러한 것들이 부담일 수도 있지만, 잘 활용해 시즌 초 활약으로 이어진 것 같아서 지난 겨울의 나에게 고맙기도 하다"고 웃었다.
그는 19일 사랑스런 딸을 만났다. '축복이'(태명)가 세상에 나왔다. "어깨도 발도 무거워지는 느낌이다. 책임감이 늘어서 그런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그라운드에서는 더욱 가벼운 모습으로 활약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와이프 그리고 축복이와 함께 꾸려갈 앞으로가 정말 기대된다. 축복이의 탄생과 순산을 바라고 축하해 주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
이동경은 변화의 중심에 있다. 상무 최종합격자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합격하면 다음달 입대해 김천 상무 유니폼으로 갈아입는다. 그는 득점, 도움 1위에 대해 "열심히 한 만큼 성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주변 동료들의 도움, 팬들과 가족들의 응원 덕에 시즌 초반 결과가 원하는 대로 풀리는 것 같다. 다만 이 상승세가 쭉 유지될 수 있도록 안주하지 않고 부상 방지도 잘 해가며 준비하겠다. 휴식기 동안 잘 준비해 시즌 중에도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이동경의 부활이 반갑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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