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평범한 내야 땅볼, 그런데 2타점이 적립됐다. 득점팀은 쾌재, 실점팀은 비명을 지를 만한 장면.
보기 드문 그 장면이 23일 광주에서 나왔다. 2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KIA 타이거즈전. KIA 황대인은 팀이 3-2로 역전에 성공한 1회말 1사 2, 3루에서 3루수 땅볼로 아웃됐으나 2타점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상황은 이랬다.
1사 1, 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황대인은 2루 주자 김선빈과 1루 주자 이우성이 더블 스틸에 성공하면서 1사 2, 3루의 타점 획득 찬스를 맞이했다. 키움 아리엘 후라도와의 4구째 승부에서 황대인은 방망이를 내밀었으나, 힘없이 굴러간 타구는 키움 3루수 송성문 쪽으로 향했다. 2, 3루 주자가 일찌감치 스타트를 끊은 가운데, 키움 내야진은 1점을 내주고 발이 느린 황대인을 잡으면서 아웃카운트를 얻은 쪽을 택했다. 3루 주자 김선빈이 홈을 밟은 가운데, 송성문의 송구가 1루로 향하면서 황대인은 아웃. 2사 3루 상황이 이어지는 듯 했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이우성이 3루를 돌아 홈으로 쇄도했다. 공을 받은 최주환이 플레이를 정비하다 포수를 바라본 시점에서 이우성은 아직 홈에 닿지 못한 상황. 홈 송구가 이뤄졌다면 승부가 가능한 장면이었다. 그러나 최주환은 당황한 나머지 공을 1루 더그아웃 쪽으로 '패대기'쳤고, 이우성은 홈 슬라이딩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보기드문 '땅볼 2타점'이 완성된 순간이다. KBO리그 역대 7번째 기록. KIA에겐 2019년 9월 8일 광주 키움전에서 박찬호가 '땅볼 2타점'을 만든 뒤 두 번째 기록이다. 발 빠른 박찬호와 달리 '거포'로 통하는 황대인이 만든 기록이라는 점이 특별할 수밖에 없다.
이날 TV중계화면엔 3루측 홈 더그아웃으로 향하는 황대인이 아웃 후 웃음을 꾹 참는 모습이 포착됐다. 비록 시즌 첫 안타에는 실패했지만 팀, 개인 모두에게 소중한 타점이 두 배로 적립됐다는 기쁨을 숨기긴 쉽지 않아 보였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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