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완의 전지적 기자 시점] 이제 딱 절반이 왔다. 16부작의 8부가 방송됐을 뿐인데 평균 시청률이 18%에 가깝다. 16부 마지막회는 20%를 넘을 것이 자명해 보인다. '별에서 온 그대'부터 '사랑의 불시착'까지 이어진 박지은 작가의 '불패 신화'가 '눈물의 여왕'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달 31일 방송한 tvN 주말드라마 '눈물의 여왕' 8회는 수도권 가구 기준 평균 17.9%(이하 닐슨코리아 집계·케이블, IPTV, 위성 통합한 유료플랫폼 기준), 최고 20.2%를 기록했고 전국 가구 기준 평균 16.1%, 최고 18.2%를 나타냈다. 수도권과 전국 기준 모두 4주 연속으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한 것은 물론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에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2049 남녀 시청률은 수도권 기준 평균 6.5%, 최고 7.2%, 전국 기준 7.1%, 최고 7.7%로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물론 배우들의 호연과 감각적인 연출력이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성공의 일등 공신은 역시 박 작가의 흡인력있는 이야기다.
하지만 스토리도 특별하다기 보다는 평범한 편이다. 재벌과 일반인의 사랑이야기. 거기에 끼어든 불치병과 빌런들. 로맨틱코미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설정이다. 특히 불치병이라 소재는 드라마팬들 사이에서는 너무도 식상한 아이템이다. 이야기 전개도 자주 봐오던 모습이다. 정확히 8부 중간 지점에서 '퀸즈 그룹'은 풍비박산이 났고 이제부터 반전의 이야기가 그려질 예정이다. 그런데 그 뻔하다는 설정의 드라마 시청률이 17%를 넘겼다.
가장 큰 비결은 역시 아주 '살짝'만 비튼 클리셰다. 완전히 비틀어도 안된다. 살짝만(?) 비틀어야한다.
재벌과 시골 출신 대기업 사원의 결혼은 많은 드라마에서 등장했다. 하지만 여성이 재벌이고 남성이 일반인인 경우는 흔치 않다. 일반인 여성이 재벌가에 들어가 힘들어하는 모습은 여러 드라마에서 그려져왔다. 하지만 그런 남성을 볼 일은 별로 없었다.
'시집살이'는 K드라마의 공식과 같은 소재다. 하지만 '처가살이'는 전에 없던 이야기다. 층층시하 시누이들은 처남과 처가 식구들로 바뀌었다. 시집식구들이 처가 식구들에게 쩔쩔 매고 할말도 제대로 못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시아버지가 이장 선거 패배 위기에 몰리자 며느리 홍해인이 마치 '구세주'처럼 나타나, 요즘 진짜 선거라면 어림도 없을 '금권 선거'로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하지만 왕자님의 등장까지 바뀌진 않았다. 백현우(김수현)는 항상 중요한 순간에 '짠'하고 나타나 홍해인(김지원)을 구해낸다. 홍해인이 나타나 백현우를 구하는 장면은 주 시청층인 여성들이 원하는 장면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박 작가는 로맨틱 코미디 작가라기 보다는 판타지 로맨스 작가에 가깝다. '별그대'에서는 외계인이 등장했고 '사랑의 불시착'에서는 북한이 등장했다. 그리고 '눈물의 여왕'에서도 재벌이 너무 쉽게 무너져 내리는 판타지(?)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박 작가의 그런 스토리가 재미가 있다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다. 절대 한발짝 이상 나아가지 않는다. 시청자들이 괴리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폭을 완전히 좁히지도 않는다. 지루해지기 때문이다. 항상 반 발짝 씩만 앞서가는 것이 바로 '박지은표 스토리' 성공의 비결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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