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이젠 정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기회다. '천재유격수' 이학주(34)가 달라졌다.
올해로 국내 복귀 6년차, 롯데 유니폼을 입은지도 3년째다. 주전 유격수가 당연했던 과거와 달리 나날이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개막 엔트리에서 제외됐던 이학주는 지난달 31일 올시즌 처음으로 1군에 등록됐다.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을까. 이학주는 이날 부산 NC전에서 무려 4안타를 몰아쳤다. 특히 롯데가 총 6점을 따낸 7회와 8회 귀중한 안타로 공격을 연결하며 2득점, 맹추격의 첨병 역할을 했다.
이학주가 1경기 4안타를 친 건 삼성 시절인 2019년 4월 19일 한화전 이후 1808일만의 일이다. 비록 이날 경기는 연장 11회 혈투 끝에 아쉽게 패했지만, 타선의 부진에 속앓이하던 김태형 롯데 감독 앞에서 모처럼 제대로 쇼케이스를 펼쳤다.
소속팀 롯데는 시즌초 1승6패로 고전중이다. 수화기 너머 이학주의 목소리는 차분했다. 그는 '1경기 4안타'에 대해 "2019년에 한번 쳤던 건 알고 있었다"며 민망해했다.
이학주는 군필 투수 유망주 최하늘, 그리고 신인 3라운드 지명권까지 삼성에 내준 대신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2년간 무주공산이던 롯데 유격수 자리를 맡았지만, 잘 해냈다고 말하긴 어렵다. 두 시즌 연속 2할대 초반 타율에 머물렀다. OPS(출루율+장타율)도 0.6을 채 채우지 못했다.
올해는 다를까. 이학주는 올시즌을 앞두고 타격폼에 변화를 줬다. 장타를 의식해 레그킥을 하던 폼에서 토탭 형태로 발을 붙이고 치는 폼으로 바꿨다.
보다 간결하게 배트를 내밀기 위해 많은 연구를 거쳤다. 한창 미국에서 메이저리그 승격을 논하며 잘 나가던 시절 자신의 타격폼을 보며 뜨겁게 연구한 결과다. 지난 겨울 흘린 땀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특히 개막 엔트리에서 제외된 뒤 한층 절치부심했다. 이병규 퓨처스 타격코치와 함께 엄청난 연습을 소화했다고.
그 결과 타격밸런스가 한층 안정되고, 보다 가볍게 방망이를 내밀 수 있게 됐다. NC전에선 깔끔하게 결대로 밀어친 안타가 나온 비결이다.
김태형 감독은 한동희가 부상으로 빠진 이래 팀의 내야 구성을 두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2차 드래프트에서 오선진 최항을 보강한데 이어 트레이드로 김민성 손호영을 영입했지만, 주전 내야진 구성이 확정됐다고 보긴 어렵다.
이학주가 롯데 내야진의 새로운 해답이 될 수 있을까.
기민한 발놀림과 군더더기없는 캐칭, 글러브에서 공 빼는 동작만큼은 1류다. 주전 아닌 내야 멀티백업으로도 내야 전포지션을 소화하는 만능 수비수다. 간혹 보이는 집중력 부족이나 송구 실책만 줄일 수 있다면, 수비만큼은 리그 최고 수준이다. 타율만 좀더 끌어올린다면, 클러치에서의 한방도 갖춘 타자다. 여러가지 고민이 줄어든다.
이동일 대전으로 이동한 이학주는 "2군에서 열심히 운동한 덕분에 첫 경기에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 연습을 통해 자신감을 얻고자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제는 어제일 뿐이다. 앞으로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며 스스로를 다잡았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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