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어차피 안타 하나면 역전패다. 1-0 앞선 9회말 무사 2,3루에서 만루책. 이상한 선택은 아니다.
하지만 그것도 상황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다. 2일 대전에서 열린 롯데와 한화의 경기가 그렇다.
사령탑의 승부수가 돋보인 1승이었다. 8회초 1사 후 레이예스가 안타를 치자 곧바로 대주자 황성빈을 투입했고, 황성빈은 멋진 도루로 득점 찬스를 만든데 이어 손호영의 결승타 때 홈을 밟으며 감독의 기대에 보답했다.
적시타를 친 손호영은 우타 내야수를 찾던 김태형 롯데 감독이 염경엽 LG 감독과의 치열한 머리싸움 끝에 트레이드로 영입한 선수다. 이날 선발출전한 손호영은 팀의 7안타 중 2안타를 책임졌고, 그중 하나가 결승타였다.
뒤이어 1-0으로 앞선 채 맞이한 9회말. 롯데 마무리 김원중은 첫 타자 하주석에게 볼넷을 내줬다.
타순대로라면 한화의 타자는 이원석. 하지만 최원호 한화 감독은 변칙을 택했다. 대타 최인호가 나섰다.
번트도 아니었다. 최인호는 과감하게 배트를 휘둘렀고, 좌측 2루타를 때려냈다. 멋지게 맞아떨어진 카드. 단번에 무사 2,3루가 됐다. 끝내기 승리가 눈앞에 있었다.
다음 타자가 누구인들 무슨 소용이랴. 일반적인 경우라면 만루책을 쓰는게 맞다.
문제는 타석에는 9번타자, 올해 37세의 노장, 이번시즌 8타수 무안타의 이재원이 서있는 반면, 대기 타석에는 3할타자, 한화 타선의 '20세 신성' 문현빈이 있었다는 점이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망설이지 않았다. 자동 고의4구를 지시했다.
그렇게 무사만루에서 문현빈을 맞이한 '장발 마무리'. 하지만 김원중은 위기에서 더욱 강해지는 남자다. 2루수-포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만들어냈다. 롯데 벤치는 말 그대로 환호로 끓어올랐다.
'산넘어산'. 2사 2,3루에서 한화는 페라자가 타석에 들어섰다.
2사라곤 하지만, 최근 가장 뜨거운 방망이를 지닌 선수와 정면승부를 할 이유는 없었다. 2,3루보단 만루인 게 내야땅볼시 볼 처리를 할 때도 편하다.
고민이라면, 다음타자가 베테랑 채은성이라는 것. 그래도 롯데는 다시한번 고의4구를 택했다.
그리고 김원중은 끝내 사령탑에게 보답했다. 직구와 포크볼의 절묘한 조합으로 끝내 채은성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뒤 포효했다. 거침없이 달려가던 한화의 7연승을 롯데가 끊고 시즌 2승(6패)째를 따내는 순간이었다. '명장'의 가치가 부산 야구팬의 가슴을 울린 1이닝이었다.
이 경기는 최근 5년간의 야구경기 중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KBSN스포츠는 3일 롯데-한화전 시청률이 2.411%(닐슨코리아-수도권 기준)를 기록, 2020년 이래 KBO리그 정규시즌 최고 시청률이라고 전했다.
특히 롯데가 끝내기 패배의 위기 속 2차례 만루책을 펼친 9회말 한화 마지막 공격의 분당 시청률은 4.646%까지 치솟았다. 말 그대로 '가슴이 터질 것 같은' 마무리였따.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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