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분명히 위기였다. 한경기 치를 때마다 부상자가 속출했다. '캡틴' 이순민을 비롯해, 구텍, 강윤성 박진성 김준범까지 베스트11 중 절반에 달하는 5명이 쓰러졌다. 지난 네 경기에서 단 1승도 하지 못하며 최하위로 추락했다. 최악의 상황에서 마주한 상대는 주민규 김영권 설영우 등 휴식을 마친 '국대' 자원들까지 가세한 '최강' 울산 HD였다. 하지만 대전하나는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대전은 2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과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5라운드에서 2대0 완승을 거두며, 시즌 첫 승에 성공했다.
대전하나 이민성 감독의 '뚝심'이 만든 승리였다. 이 감독에게 참 어려운 시즌 초반이다. 겨우내 포백을 준비했는데, 조유민의 갑작스러운 중동 클럽 이적으로 계획이 꼬였다. 빠르게 스리백으로 전환했다. 전북 현대와의 개막전에서 1대1로 비겼지만, 경기력은 호평을 받았다. 새롭게 3-5-2 체제가 자리 잡나 했더니 좌우 윙백의 줄부상이라는 악재가 발생했다. 스리백의 키는 좌우 윙백이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 다시 전술 변화가 불가피했다. 지난 주말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포백 카드를 꺼내들었다. 대전은 답답한 경기력 끝에 0대2로 무릎을 꿇었다.
혼돈이 올 법 했지만, 이 감독은 울산전서도 포백을 고수했다. '정공법'이었다. 당초 울산의 막강 공격력을 감안, 스리백도 염두에 뒀다. 하지만 대전만의 빠르고 역동적인 축구가 나오려면, 또 현재 자원들을 감안하면 포백이 딱 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 감독은 이동원-안톤-아론-이정택이라는 생소한 포백 카드를 내세웠다. 활동량이 많은 이현식을 '10번(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에 배치해 압박의 강도를 높였고, 발빠른 레안드로를 최전방에 두며, 공격적인 수비를 펼치는 울산의 배후를 공략했다. 후반 발이 빠른 김인균을 투입해 '뒷공간' 공략을 더욱 가속화했다.
이 감독의 전략은 맞아떨어졌다. 때마침 부상에서 돌아온 안톤의 가세로 포백 라인이 안정감을 얻었다. 이 감독이 '보석'이라 평가했던 이정택은 오른쪽 풀백 자리에서도 제 몫을 해냈다. 레안드로와 김인균은 각각 결승골과 쐐기골을 넣으며, 이 감독의 기대에 100% 부응했다. 좋지 않은 결과에도, 이 감독은 흔들리지 않으며 자신만의 축구를 지켰다. 4년간 쌓은 내공의 힘이었다. 물론 부상자들이 돌아오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고 고민과 고난의 시간이 길어질 수 있지만, 이 감독은 울산전처럼 '뚝심' 있게 밀어붙일 생각이다. 이 감독의 말대로 대전의 시즌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대전=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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