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감독 커리어 첫 승, 프로 데뷔골만큼 짜릿하더라고요."
'초보 감독' 오범석 파주시민축구단 감독(40)의 미소였다. 오 감독이 이끄는 파주시민은 지난달 30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창원FC와의 2024년 K3리그 3라운드에서 2대1 역전승을 거뒀다. K3리그는 3부리그이자 세미 프로 최상위 축구리그다. 2020년 내셔널리그와 통합했다. 올 시즌 16개 구단이 참가, 총 30라운드로 진행이 된다. 지난 시즌은 화성FC가 우승을 차지했다. 4부격인 K4리그와만 승강제를 실시하던 K3리그는 2026년부터 K리그2와도 승강제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승리는 오 감독의 감독 커리어 첫 승이었다. 오 감독은 "세번째 경기만의 승리였다. 조바심도 있고, 걱정도 있었는데 선수들 덕에 빠르게 승리했다. 감독이 된 후 첫 승이라 더 특별했다"며 "프로에서 첫 골을 넣은 것처럼 '해냈다'는 느낌이 들더라. 기분은 같은데, 바로 다음 경기 걱정이 드는 것이 다르다"고 웃었다.
오 감독은 올해 사령탑으로 변신했다. 오 감독은 K리그, 일본 J리그, 중국 슈퍼리그,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등을 오가며 남부럽지 않은 커리어를 보냈다. 국가대표로도 2010년 남아공월드컵, 2007년 아시안컵, 2003년 U-20 월드컵 등을 뛰었다. 2021년 선수생활을 마무리한 오 감독은 은퇴 후 다양한 영역에 도전했다. 오 감독은 "원래는 쉬려고 했다. 지금까지 축구만 했으니까 다양한 것을 경험하고 싶었다. 은퇴하자마자 해설도 하고, 예능도 나갔다. 그런데 축구장이 그립더라"고 했다.
때마침 파주시민에서 제안이 왔다. 오 감독은 "고민했다. 사실 은퇴 후 별 꿈이 없었다. 뭐를 해야할까 생각하는데, 해설도, 방송도 해보니까 현장에 있을 때가 내 스스로 살아 있음을 느끼더라"라며 "코치 경험 없이 바로 감독이 되는게 맞는걸까, K리그가 아닌 K3리그에서 하는게 맞는걸까 하는 고민은 있었다"고 했다. 결론은 '도전'이었다. 1984년생 오 감독은 리그 최연소 감독이 됐다. K리그1부터 K3리그를 통틀어 가장 어린 감독이다.
지금까지는 본인의 선택에 대만족하고 있다. 오 감독은 "재밌다. 힘들지만 보람도 느껴진다. 잘 안되면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는데, 원래 성격이 금방 잊는다"며 "사실 경험이 많지 않다는 걱정도 있었다. 코치와 감독이 영역이 다르지 않나. K3리그는 분업화가 되어 있는게 아니니까, 감독이지만 코치 역할도 해야한다. 많은 경험을 하고 있다. 내 지도자 인생에 큰 자산이 될거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오 감독은 "분석관이 없다보니 눈 뜨고부터 눈 감을 때까지 축구만 보는 것 같다. 어떻게 하면 팀을 개선시킬지 생각에 24시간이 모자라다"며 웃었다. 이어 "김경일 파주시장이 축구에 관심이 많으셔서 많이 도와주신다. 덕분에 큰 어려움 없이 축구에만 전념하고 있다"고 했다.
오 감독은 "영광스럽게도 선수생활 동안 홍명보 허정무 김기동 등 다양한 명장들과 함께 했다. 감독님들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개인적으로는 어떤 축구를 해야겠다는 것보다는 끈끈한 팀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 상대가 우리를 만나면, '아, 오 감독팀은 열심히 해서 쉽지 않다'는 생각을 들게 하고 싶다"며 "잘 성장해서 K리그에서 감독도 해보고 싶다. 물론 파주시민과 함께 K리그로 올라가면 더할 나위가 없을 것 같다"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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