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방해하지 말고, 기다려달라'
짐 랫클리프 이네오스 회장이 새로운 구단주로 부임한 뒤 지속적으로 경질설이 흘러나오고 있는 에릭 텐 하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모처럼 강한 목소리를 냈다. 랫클리프 구단주를 향해 '나를 흔들지 말고, 끝까지 기다려 달라'는 메시지를 전한 것. 자신이 팀을 이끄는 방향이 옳다는 확신이 있기에 할 수 있는 말이다.
영국 매체 더선은 4일(한국시각) '텐 하흐 감독이 지금까지 암울한 시즌을 보내고 있음에도 공동 구단주인 랫클리프 경이 자신을 경질해 팀의 진행과정을 방해하려는 유혹을 뿌리치고 기다려 달라고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텐 하흐 감독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시즌이 끝날 때까지 자신을 흔들지 말라는 뜻이다. 간청일 수도 있고, 경고일 수도 있다. 중요한 건 랫클리프 구단주의 불편한 심기를 읽고 먼저 나섰다는 점이다. 텐 하흐 감독의 입지가 위태로운 건 사실이다.
때문에 텐 하흐 감독은 자신의 리더십이 올바른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첼시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1라운드 격돌을 앞두고 가진 공식 기자회견에서 '토드 보엘리 구단주가 이끄는 첼시가 너무 빠르고 큰 변화를 만드는 게 경고로 작용하는지'에 관한 질문을 받았다. 맨유의 상황을 빗댄 질문이다. 첼시는 미국 재벌인 보엘리 구단주가 인수한 뒤 여러 시도를 했지만, 좋은 결과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즉, 맨유를 인수한 랫클리프 구단주가 시도하는 변화가 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에 관한 질문이다. 텐 하흐 감독은 본심을 밝혔다. 그는 "팀의 프로세스를 방해해서는 안된다. 우리에게는 좋은 어린 선수들이 있고, 이들은 잘 발전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다음 단계를 밟아나갈 것이다. 이 프로세스를 존중하고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바로 랫클리프 구단주를 향한 말이다. 자신이 이끌고 있는 맨유가 지금 비록 고전하더라도, 앞으로 잘 나아가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계획과 프로세스를 방해하지 말라는 것. 즉 경질하지 말라는 요청이자 경고, 부탁이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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