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소희 기자] 원자폭탄을 개발한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일생을 다룬 영화 '오펜하이머'가 유일한 피폭국 일본에서 개봉한 가운데, 일본 관객들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4일 일본 현지 매체를 종합하면 크리스퍼 놀란 감독의 영화 '오펜하이머'가 미국 개봉 8개월 만에 지난달 29일 일본에서 논란 끝에 개봉했다.
앞서 일본에서는 영화 '오펜하이머' 개봉을 두고 "핵무기의 공포를 직접 경험한 유일한 나라에서 영화를 개봉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논란이 일었지만, 영화 '오펜하이머'가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휩쓰는 등 화제를 모으자 결국 개봉을 확정했다.
일본 배급을 맡은 '비터즈 엔드'는 "해당 작품이 다루는 소재가 우리 일본인에게 매우 중요하고 특별한 의미를 가지므로 다양한 논의와 검토를 거친 끝에 일본 개봉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결국 논란 끝에 지난달 29일 개봉했고, 해당 영화는 일본 주말 박스오피스 4위를 차지, 3일간 3억7900만엔(한화 약 33억원)을 벌어들였다.
하지만 예상 밖의 흥행에도 불구하고, 관객의 반응은 싸늘했다.
히라오카 다카시 전 히로시마 시장은 "히로시마 현민 입장에선 (영화에) 핵무기의 공포가 충분히 묘사되지 않았다"며 "원폭이 미국인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사용됐다는 결론을 답습하는 방식이었다"고 했다.
세 살 때 히로시마 원폭 투하에서 살아남았다는 미마키 회장은 "(영화를 보고) '일본인들은 진주만 공습을 감행하며 결코 이길 희망이 없는 전쟁을 일으킨 것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란 생각에 안타까웠다"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또한 일본의 대다수의 네티즌들도 같은 의견이었다. 대부분 "핵무기의 피해자인 우리가 왜 이 영화에 돈을 쓰고, 수익을 내게 도와줘야 하는지 모르겠다", "영화에서 원자폭탄을 찬양하는 듯이 묘사하는 것이 보기 힘들었다"며 불편한 마음을 나타냈다.
한편, 영화 오펜하이머는 지난 11일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감독·남우주연·남우조연·촬영·편집·음악상 등 7관왕을 차지했다.
김소희 기자 yaqqo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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