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이정도면 이정후가 분신을 두고 간 게 아닐까. 키움 히어로즈 이주형이 부상 복귀 후 믿을 수 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주형은 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맞대결에서 1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허벅지 부상 복귀 후 이제 3경기째. 아직 조심스럽기 때문에 수비보다 지명타자로 나서고 있는 상황.
이날 상대팀인 한화의 선발 투수는 메이저리그 출신 최고 투수 류현진이었다. 류현진도 이날이 고척돔 첫 등판이고, 이주형 역시 류현진을 실제로 처음 상대하는 상황.
하지만 팀내 공격 활로를 뚫어낸 이주형이었다. 첫 타석부터 처음 상대한 류현진으로부터 안타를 뽑아냈다. 1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1b2s에서 4구째 113km 커브를 공략해 중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두번째 타석에서는 투수 앞 땅볼로 잡혔지만 직구에도 타이밍을 잘 맞히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키움이 류현진을 무너뜨리며 무려 10득점을 올린 5회말. 김재현-박수종의 2연속 적시타가 터진 상황에서 다시 류현진을 상대한 이주형은 1사 1,3루 찬스에서 초구 139km 커터를 공략해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1타점 적시타로 연결시켰다.
타자일순으로 5회말 다시 타석에 들어선 이주형은 이번에는 한화의 두번째 투수 김서현을 상대해 1루수 포구 실책으로 출루하며 또 1타점을 올렸다.
그리고 팀이 추가점을 필요로했던 8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이주형은 김기중의 초구를 공략해 또 안타를 기록하며 3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이날만 5타수 3안타.
부상 복귀 이후 이주형은 3경기에서 13타수 10안타. 타율 7할6푼9리라는 믿기지 않는 타격 성적을 기록 중이다. 첫 경기에서 4타수 3안타, 두번째 경기에서 4타수 4안타, 세번째 경기에서 5타수 3안타.
모두가 놀라는 결과다. 홍원기 감독은 지난해에 이어 이번 캠프에서 같은 부위의 허벅지 부상을 당한 이주형을 노심초사의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 이주형도 "신경이 쓰이긴 한다. 마음 속으로는 불안한 부분이 있는데, 그래도 경기하다 보면 조절이 안되는 것 같다. 계속 염두에 두고는 있다"며 웃었다.
개막을 동료들과 함께 하지 못해 많이 불안하기도 했지만, 복귀 이후 누구보다 활짝 웃었다. 이주형은 "제 뒤에 도슨이나 김혜성 선배, 최주환 선배가 있기 때문에 든든하기 때문에 1번타자로서 편하게 부담없이 하고 있다"면서 "연승 중일때 돌아와서 팀 분위기는 너무 좋다. 밖에서는 우리를 하위권으로 보고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그들의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다. 선수들은 동요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키움팬들은 이주형을 제 2의 이정후로 보고 있다. 이정후가 빠진 외야 중심 자리, 그리고 핵심 상위 타자의 역할을 이주형이 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LG 트윈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유망주 이주형이었다면, 이제는 진정한 트레이드 승자로 거듭날 시간이다. 지금까지는 스스로 증명해보이고 있다.
이주형은 "정후형은 누가 봐도 스윙이 예쁘고 안정적인 타격폼을 가지고 있는 타자다. 저도 정후형처럼 투수를 가리지 않고 상대가 까다로워할 수 있는 타자가 되려고 정후형의 영상을 많이 챙겨보고 참고하고 있다"면서 "아직은 어정쩡하게 따라하는 정도의 느낌이다. 그냥 안주하지 않고 늘 발전하려는 생각 뿐이다. 그러다보면 작년보다는 나은 제가 되지 않을까 싶다"며 미소지었다.
고척=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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