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팬들은 승점 1점을 가져올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 것이다.
맨유는 8일(한국시각)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2라운드 경기에서 2대2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번 무승부로 맨유는 리그 6위를 유지했다. 리버풀은 1위 아스널과 승점은 같지만 골득실에 밀려 선두 탈환에 실패했다.
전반전 맨유의 경기력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에릭 텐 하흐 맨유 감독은 리그 우승 경쟁에 도전하는 리버풀을 상대로 맞불 전략을 펼쳤다. 라이벌과의 홈경기에서 물러서서 경기를 하지 않겠다는 의도는 납득되지만 리버풀을 상대로 꺼낸 전략은 납득될 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이번 시즌 맨유는 시즌이 흐르면 흐를수록 '중원 삭제' 경향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도 텐 하흐 감독의 전술적인 문제는 그대로였다. 공격 일변도의 자세를 취한다면 공수 간격이 촘촘해야 한다. 다른 팀이지만 이번 시즌 토트넘이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 좋은 공수 간격을 보여주면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다.
그러나 맨유는 공격과 미드필더는 강하게 상대를 압박하는데, 수비라인이 뒤떨어져있어서 중원에 엄청난 간격이 자주 발생한다. 리버풀을 상대로도 이 문제점은 달라지지 않았다. 당연히 중원의 공간은 리버풀의 놀이터가 됐다.
맨유의 모래알 조직력은 리버풀의 짜임새있는 공격을 전혀 막아내지 못했다. 전반전 리버풀이 시도한 슈팅 횟수는 무려 16번이었다. 리버풀이 이번 시즌 리그에서 경기당 평균 20개의 슈팅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맨유의 전반전 수비력이 얼마나 처참했는지를 알 수 있다.
수비력만 처참했다면 다행일지도 모르겠다. 공격도 수비만큼이나 부실했다. 전반 2분 만에 나온 알레한드로 가르나초의 오프사이드 득점을 제외하면 단 1번도 리버풀의 골문을 위협하지 못했다. 맨유의 전반전 슈팅 횟수는 아예 없었다. 슈팅 16개를 퍼부은 리버풀의 공격과 너무나 대조됐다.
안드레 오나나의 선방쇼와 리버풀 공격진의 극악 골 결정력이 없었다면 전반전에 올드 트래포드에서 참사가 벌어졌어도 이상하지 않았다. 텐 하흐 체제에서 맨유는 이번 시즌 내내 여러 흑역사를 만들어내고 있는 중인데 이번 경기에서 또 하나가 추가됐다. 맨유를 제외한 EPL 19개팀은 이번 시즌 모든 리그 경기에서 전반전에 슈팅 최소 1개 이상을 기록했다.
그러나 맨유는 역사적인 라이벌인 리버풀을 상대로, 그것도 홈에서 전반전 0개라는 처참한 기록을 남겼다. 맨유가 홈경기에서 전반전 슈팅을 기록하지 못한 건 2015년 10월 맨체스터 시티전 이후로 처음이다.
다행히 맨유는 후반전에 자렐 콴사의 어이없는 패스미스 이후 브루노의 초장거리 슈팅 득점이 터지면서 경기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브루노의 역대급 슈팅이 리버풀전 맨유의 첫 번째 슈팅이었다. 이후 코비 마이누의 원더골까지 터지면서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모하메드 살라한테 동점골을 내주면서 비겼다. 이번 경기 맨유는 승점 2점을 잃었다가 아닌 승점 1점이라도 챙겨서 다행인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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