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2년 반을 보냈던 친정팀 LG 트윈스와의 대결. 부담이 됐을 수도 있지만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은 서건창은 오히려 멘탈을 잡았다. "그전에 하던 것과 다름 없이 임했다. 다른 감정을 넣지 않고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전혀 하지 않고 그냥 팀이 이기는데만 집중했다"라고 말했다.
서건창이 전 친정팀인 LG를 울렸다. 서건창은 10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와의 홈경기서 대타로 출전해 1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으로 팀의 역전승에 큰 역할을 했다.
2-4로 뒤진 7회말 무사 1루서 9번 김규성을 대신해 대타로 들어선 서건창은 김진성과의 풀카운트 승부에서 볼넷을 골랐다. 서건창의 볼넷으로 무사 1,2루를 만든 KIA는 2번 김선빈의 좌전 적시타로 1점을 따라붙어 3-4로 맹추격.
8회말엔 기어이 동점을 만들었다. 2사 1,3루서 타석에 들어선 서건창은 상대 마무리 유영찬의 초구150㎞ 직구를 걷어올려 우측 2루타를 쳤다. 처음엔 홈런인줄 알았으나 공이 펜스에 낀 인정 2루타. 3루주자가 홈을 밟아 4-4 동점이 됐고, 이후 김도영 타석 때 유영찬이 보크를 범해 3루주자 고종욱이 홈을 밟아 5-4로 역전까지 만들었다. 결국 7회 1점 추격과 8회 동점과 역전에 서건창의 활약이 들어가 있었다.
서건창은 "팀이 지고 있는 상황에서 2사후에 좋은 찬스가 나에게까지 이어졌다"면서 "놓치면 안된다는 생각이 강했던 것 같다. 타석에 들어가기전 타격 코치님과 빠른 공을 절대 놓치지 말자는 얘기를 들었다. 그것만 실행하자는 단순한 생각으로 들어갔다"라고 동점 2루타를 친 상황을 전했다.
넥센 히어로즈에서 2012년 신인왕을 타고 2014년엔 201안타로 MVP에 올랐던 서건창은 지난 2021년 시즌 중반 LG로 트레이드 됐었다. 타격이 좋은 2루수가 없었던 LG의 우승을 위한 회심의 카드였다. 서건창도 그해 FA를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서로 윈윈이 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서건창은 부진을 보였고, LG도 정규리그 3위에 그쳤다. 서건창은 FA 재수를 선택했고 2022년 힘차게 출발했지만 타격 부진이 계속 이어졌다. 그리고 2023년 넥센 시절 은사인 염경엽 감독과 함께 부진 탈출을 위해 애썼지만 쉽지 않았다. 시범경기에서 타율 1위에 올랐지만 정작 정규리그에서 실력발휘가 되지 않았다. 주전자리를 신민재에게 내줬고, 끝내 한국시리즈도 밟지 못했다. 결국 시즌뒤 구단에 방출을 요청해 자유의 몸이 됐고 고향팀인 KIA에 왔다.
그리고 LG와의 첫 만남에서 서건창은 달라진 모습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전날인 9일 경기에도 대타로 출전해 1타점을 올렸던 서건창은 이날 새 마무리 유영찬에게 첫 블론세이브를 안기면서 KIA의 '복덩이'임을 입증했다.
올시즌 타율이 무려 4할2푼9리(28타수 12안타)에 1개의 홈런과 8타점을 올리고 있다. 편한 마음으로 행복하게 동료들과 즐겁게 야구를 하고 있는 결과물.
출전이 들쭉날쭉한 부분이 있다. 선발로 나가기도 하지만 대부분 경기 후반 대타로 출전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럼에도 좋은 타격감을 유지 중.
서건창은 "선발로 나가지 않아도 후반에 나가서 1∼2타석을 소화하고 있다. 그리고 자주 못나가더라도 감각이 떨어지지 않게 유지하는 것은 선수의 몫인 것 같다"라고 책임감있는 멘트를 날렸다.
고종욱과 함께 대타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에 대해 서건창은 "선발이 아닌 날엔 종욱이 형과 얘기를 많이 나누고 있다. 종욱이 형이 작년에도 대타로 좋은 성적을 냈었는데 그 노하우를 좀 전수받기도 했다"라며 어떤 노하우냐고 묻자 "영업비밀"이라고 했다.
팬들이 불러주는 응원가에 큰 힘이 된다고 했다. 예전 넥센 시절 응원가를 KIA에서 가져와서 팬들이 불러주고 있다.
서건창은 "그 노래를 들으면 예전 생각도 많이 나고 한켠에선 울컥한 마음도 있다. 귀에 그냥 꽂힌다"면서 "예전 응원가 가져와서 쓸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하고 크게 불러주셔서 감사하다. 정말 큰 힘이 되고 있다. 오늘 정말 오랜만에 단상 인터뷰를 했는데 팬들께서 응원가 불러주실 때 울컥했다"라고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밝혔다.
광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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