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지금 얼마나 화가 나있었는데요. 저 때문에 창원 가서 박살이 난 것 같아서…."
SSG 랜더스 김광현은 통산 161번째 승리를 거두고도 화가 난 표정이었다. 김광현은 10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4안타 6탈삼진 1볼넷 1사구 2실점으로 호투했다. 팀도 8대4로 완승을 거두며 김광현은 승리 투수가 됐다. 시즌 3승째. 김광현은 10일 기준으로 리그 다승 공동 선두, 최저 피안타율 1위(0.183)를 기록하게 됐다.
동시에 통산 161승에 성공했다. 2007년 프로 데뷔 후 161승 88패로 정민철 해설위원과 나란히 통산 다승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KBO리그 최다승 기록은 송진우가 기록한 210승이고, 2위는 김광현과 동갑내기이자 현역 선수인 KIA 타이거즈 양현종으로 10일 기준 통산 168승을 기록 중이다. 양현종과 김광현이 나란히 현역 생활을 지속하는 이상 두사람 동시에 송진우의 대기록과 점점 더 가까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광현은 평소 '통산 200승'을 자신의 최대 목표로 밝혀왔다. 현역 생활을 얼마나 더 오래할지 아직 확신은 할 수 없지만, 최소 200승을 거두고 그 이후 송진우 선배의 기록에도 접근해보고 싶은 꿈이 있다. 지난 시즌에는 9승 수확에 그쳤지만, 올 시즌은 순조롭다. 4경기 등판에서 3승을 챙겼다.
하지만 승리를 거두고도 김광현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제가 얼마나 화가 있었는데, 제가 2이닝만 던지고 내려오는 바람에 불펜을 많이 썼다. 저 때문에 창원 가서 팀이 박살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며 아쉬워했다. 김광현은 지난 등판인 4월 4일 인천 두산 베어스전에서 허리 담 증세로 2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하고 3회 중간에 내려왔다. SSG는 3회부터 불펜진을 총동원 하고도 이겼는데, 문제는 주말 경기였다. 로에니스 엘리아스까지 발목 부상으로 로테이션을 거르면서 이건욱이 대체 선발로 나섰고, 주말 창원 원정 3연전에서 NC 다이노스에 총 31실점 하며 충격적인 스윕패를 당했다. 이 결과가 김광현의 마음 속에 두고두고 걸리는듯 했다.
"사실 4일에는 경기전부터 약간 담 증세가 있었다. 그래도 더 던질 수는 있었다. 그런데 던질 수록 상태가 안좋아지긴 했다. 더 던지려고 했는데, 코치님이 '다음 등판에 지장 없게 그만 하고 내려오자'고 이야기 하셔서 내려왔었다. 속상했다. 창원에서 너무 박살이 나는 바람에, 어떻게든 이번 시리즈에서 반등을 해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 이번에는 창원 원정에서도 등판 준비를 더 열심히 했다"고 돌아봤다. 이제는 베테랑 최고참급 투수로서의 책임감이 더 무겁게 느껴지는 이야기였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올 시즌 SSG가 김광현이 등판한 4경기에서 4전 전승을 거둔 것이다. 김광현도 "제가 나간 경기, 제가 등판했던 시리즈는 다 이기고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일단 팀이 이기는게 첫번째로 중요하고, 계산이 되는 선발투수라는 게 두번째다. 기복 없이 꾸준히 나가서 던지는 투수가 되고 싶다"며 안도했다.
SSG는 개막 이후 연승-연패를 거듭하고 있다. 상위권 순위를 유지하고 있어서 다행이지만, 반대로 말하면 그만큼 경기력 기복이 크다. 김광현은 이번 주말 KT 위즈와의 시리즈에서 '응원단장'을 자처했다. "지금 우리 팀 자체가 업앤다운이 너무 심하다. 그래서 제가 원정에 가서도 파이팅을 하고 후배들 멘털 가이드를 해줘야 할 것 같다. 이번 주말 KT 위즈전에 등판하는 박종훈이나 로버트 더거, 오원석 등 격려가 필요한 투수들이 많다"며 웃었다.
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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