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변수투성이 두 선수가 역대급 화력을 뽐내고 있는데, 그 많던 상수는 다 어디로 가버린 걸까.
롯데 자이언츠가 5연패 늪에 빠지며 리그 최하위로 주저앉았다. 마운드도 흔들리고 있지만, 그보다 팀 타율 9위, 팀 OPS(출루율+장타율) 꼴찌에 처한 물타선이 문제다.
아직 팀당 20경기도 치르지 않은 시점. 규정 타석을 채운 3할타자만 리그 전체에 27명이나 있다.
하지만 13일까지 20타석 이상을 소화한 롯데 타자들 중 타율 3할 이상을 기록중인 건 이학주(5할1푼7리, 29타수 15안타)와 레이예스(4할1푼5리, 65타수 27안타) 2명 뿐이다. 그외 캡틴 전준우(2할7푼9리, 68타수 19안타) 정도가 버텨줄 뿐, 나머지 타자들은 모조리 심해로 가라앉았다.
무엇보다 이학주의 맹타가 놀랍다. 이학주는 당초 개막 엔트리에도 없었다. 사령탑의 내야 운영 플랜에서 한발 뒤처진 선수였다.
하지만 지난 3월 31일 1군에 등록되자마자 5타수 4안타를 쳤고, 이후에도 4월 6일 두산전을 제외하고 출전할 때마다 최소 1개 이상의 안타를 쳐주며 타선의 활력소 역할을 하고 있다. 올시즌 멀티히트만 벌써 4경기, 최근 6경기 연속 안타다.
이 와중에 득점은 6개 있지만, 타점이 하나도 없는 점이 안타까운 지점. 그만큼 동료들의 출루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클러치 리'가 불러들일 주자가 없는 모습.
레이예스 역시 지난해 렉스-구드럼으로 이어졌던 외인 타자 괴담을 뚫고 시즌초 리그를 이끄는 불방망이를 과시하고 있다.
영입 당시 중견수가 가능한 수비에 초점을 맞췄던 선수다. 타격에 대한 기대는 크진 않았다. 적당한 타율에 15홈런 정도가 고작이었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거포는 아닌 것 같지만, 컨택이 상당히 좋다. 안타를 만들어내는 재주가 있고, 힘은 좋다. 잘 맞으면 넘어간다"며 레이예스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스위치 타자인 그는 왼쪽 타석에서 좀 더 장타력을 과시하긴 하지만. 왼쪽 오른쪽 가릴 것 없는 매서운 방망이를 뽐내고 있다. 삼진도 적고, 긴 다리를 쭉쭉 뻗으며 도루(3개)는 물론 기민한 주루플레이도 돋보인다. 1루에서 몸을 던지는 적극성도 겸비했다.
시즌초 김태형 롯데 감독의 선수단 운용에서 눈에 띄는 점은 고승민 나승엽 같은 신예 선수들은 일찌감치 2군으로 내려보낸 것과 달리 노진혁 유강남 구승민 등은 초반 부진에도 꾸준히 1군에 남겨뒀다는 것. 클래스를 믿고 살아나길 기원하는 바람에 가까웠다.
하지만 거듭된 부진에 결국 유강남을 제외하곤 모두 1군에서 말소됐고, 대신 콜업된 선수들은 그 자리를 메워주지 못하고 있다. 드디어 1군에 올라온 베테랑 내야수 김민성이 뜻하지 않게 타격 훈련 도중 타구에 머리를 맞는 불상사까지 벌어졌다.
그나마 간헐적인 활약을 펼쳐준 타자가 타 팀 출신의 최항 손호영, 신예 윤동희, 베테랑 정훈 정도라는 게 말 그대로 비극적이다.
당초 김태형 감독의 계획상 내야는 한동희-노진혁-김민성-나승엽, 외야는 김민석-윤동희-레이예스였다.
부진할망정 계획대로 흘러가는 외야와 달리 내야는 기본 플랜 자체가 무너진 상황. 마술사도 최소한 카드는 필요하다. 명장도 없는 것을 만들어낼 재주는 없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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