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와 전 통역 미즈하라 잇페이를 둘러싼 불법 도박 파문의 비하인드가 공개됐다.
미즈하라의 불법 도박 자금의 출처가 오타니의 계좌임이 밝혀지면서 그를 향한 의심도 눈덩이처럼 커졌다. 오타니는 관련된 모든 일에 대해 '몰랐다'고 일관되게 주장해왔다. 하지만 '은사' 조 매든 전 감독조차 "정말 도박을 하지 않았나? 눈앞에서 얼굴을 보고 한번 물어보고 싶다"고 말할 정도였다.
현지 매체와 미국 수사당국의 조사 결과 및 정황에 따르면 오타니는 정말 몰랐을 가능성이 높다. 오타니의 미국 진출 당시부터 동행해온 미즈하라가 오랫동안 계획한 과정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미즈하라는 최근 미국연방 검찰에 의해 은행 사기 혐의로 기소됐다.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 접근하기 위해 오타니와 은행 양쪽을 모두 속인 정황과 증거도 드러났다.
반면 이 과정에 오타니가 관련 있다는 증거는 없다. 오타니는 사건이 불거진 직후 수사당국의 휴대폰 조사에 동의한 바 있다. 수사당국은 두 사람 사이에 오간 문자메시지 9700여개를 모두 검토한 결과 미즈하라의 도박에 관련된 그 어떤 내용도, 거기에 쓰인 오타니의 개인 계좌에 관련된 이야기도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오타니의 개인 인터넷 검색 기록이나 다른 이들과의 메시지도 마찬가지다.
미즈하라는 2013년 니혼햄 파이터즈의 외국인 선수 통역을 맡으면서 오타니와 친분을 쌓았다. 이어 오타니가 2017년 미국에 진출할 당시 통역사를 자청했다. 오타니가 LA 에인절스와 계약을 맺으면서 구단에 의해 통역사로, 오타니에 의해 개인 매니저 겸 비서로 고용됐다. 영어가 서툴렀던 오타니는 모든 개인 잡무를 미즈하라에게 의지했다.
두 사람은 2018년 은행에 방문, 오타니의 연봉 계좌를 개설했다. 이 과정에서 미즈하라는 오타니의 연봉계좌는 자신이 관리하고, 연봉 외 광고 등 수입이 들어가는 계좌만 오타니의 에이전트 측에 넘겼다. 에이전트 측에는 '오타니가 원한다'고 설명했다.
오타니는 이 같은 과정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오타니는 세계적인 슈퍼스타인 만큼 수입의 경로가 워낙 다양했고, 전세계 여러 분야에 걸쳐있었다. 때문에 자신의 연봉 계좌가 어떤 계좌인지도 잘 몰랐다.
대신 에이전트와 회계사무소를 통해 정리된 정보를 전달받았는데, 전술한대로 연봉계좌는 미즈하라의 관리 하에 있었다. 해당 계좌의 이메일 계정도 미즈하라 것이었다.
돈과 관련된 모든 만남에 미즈하라가 동행했다. 오타니의 에이전트 네즈 발레로의 설명처럼, 오타니의 에이전시(CAA, Creative Artists Agency)와 회계사, 관계자 중 일본어를 할줄 아는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 오로지 미즈하라의 통역에 모든 것을 의존했다.
불법 도박 과정에 쓰인 계좌는 미즈하라가 관리해온 오타니의 연봉 계좌였다. 송금 과정에서 미즈하라는 은행 직원들에게 스스로를 오타니라고 여러차례 속인 사실도 드러났다.
설령 모든 것을 계획하진 않았다 해도, 미즈하라가 이 같은 상황 또는 가능성을 6년 전부터 이미 준비해왔다는 심증은 피할 수 없다. 이미 미국에서 오카지마 히데키의 보스턴 레드삭스 시절 통역으로 일했다는 등 미즈하라의 과거 메이저리그 경력도 거짓으로 밝혀진 바 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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