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사실 포항 스틸러스와 김천 상무의 선두권 경쟁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포항은 지난 겨울 큰 변화를 겪었다. 팀을 지탱하던 김기동 감독이 FC서울로 떠났다. 제카, 김승대, 고영준, 그랜트, 하창래 등과도 이별했다. 신임 박태하 감독이 그야말로 새 판을 짜야하는 상황이었다.
군팀인 김천은 두 말할 것도 없다. '1약'으로 분류될 정도로 험난한 여정이 점쳐졌다. 지난해 2부에서 1부로 승격한 광주FC와 대전하나시티즌의 돌풍이 화제였다. 올 시즌, 그런 기대는 없었다. 하지만 전망은 비켜갔다. 2부 승격 돌풍은 진행형이다.
그나마 디펜딩챔피언 울산 HD가 자존심을 세우고 있다. 울산은 지난해 창단 후 첫 K리그1 2연패를 달성했다. 올 시즌도 강력한 우승후보다. 전북 현대, 서울과 함께 '빅3'로 평가됐고, 시즌 초반 유일하게 '윗물'에서 끈을 유지하고 있다.
포항, 김천, 울산, 이변의 선두 구도가 흔들림이 없다. 바로 아래와의 틈새도 벌어지고 있다. 세 팀은 13일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7라운드에서 나란히 승점 3점을 챙기며 2연승을 신고했다. 1위 포항의 승점은 16점, 2위 김천은 15점, 3위 울산은 14점이다.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전북이 이날 첫 승을 신고, 반등을 시작해 미래는 예측불허다. 그러나 포항과 김천의 고공행진이 결코 예사롭지 않다.
포항은 '김기동 더비'에서 활짝 웃었다. 난타전 끝에 서울을 4대2로 대파했다. 포항은 전반 14분 허용준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지만 전반 46분 손승범, 후반 19분 윌리안에게 연속골을 헌납하며 역전을 허용했다. 서울의 기세가 매서웠다. 하지만 윌리안이 결정적인 기회를 놓치자 기류는 또 달라졌다. 포항은 후반 27분 이호재, 4분 뒤 박찬용, '추가시간의 사나이' 정재희가 48분 릴레이골을 쏟아부으며 활짝 웃었다.
포항은 개막전에서 울산에 0대1로 패한 후 최근 6경기 연속 무패(5승1무)를 기록했다. 박 감독은 "상암은 원정팀이 쉽게 결과를 못 내는 곳이다. 경기력, 득점, 결과까지 다 가져온 선수들의 노고에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며 "선수들이 역전된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고 우리가 하고자하는 경기를 했다. 후반에 교체된 선수들의 득점이 승리의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김기동 서울 감독은 "경기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우리가 준비한대로 풀어갔다. 하지만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시점에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왔다. 3대1로 끝날 수 있는 경기가 2대4가 됐다. 아쉽지만,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김천은 제주 원정에서 '이변의 전령사' 김현욱의 선제골과 강현묵의 추가골로 2대0 승리했다. 압박과 역습의 칼끝은 더없이 예리했다. 김학범 제주 감독이 "하나부터 열까지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모든 면에서 완패했다"고 인정할 정도였다.
울산은 안방에서 강원FC를 4대0으로 대파,요코하마 마리노스(일본)와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4강 1차전의 예열을 마쳤다. 치명적인 실수로 마음고생을 한 김영권이 돌아왔고, '국가대표' 공격수 주민규가 2골-1도움을 기록했다. 이동경은 1골-2도움으로 다시 한번 그라운드를 지배했고, 엄원상도 마수걸이 골을 신고했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이번 시즌 들어 가장 완벽한 경기였다"고 반색했다. 울산은 17일 안방에서 요코하마와 충돌한다. 홍 감독은 "ACL에 앞서 기분 좋은 승리"라고 평가했다.
포항, 김천, 울산은 승점 2점 사이에서 선두권 구도를 형성했다. 한 경기 희비에 따라 순위가 바뀔 수 있다. 독주없는 선두 경쟁이 흥미를 더해가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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