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주력만큼은 리그 최고라는 평가. '스피드'의 가치를 한껏 뽐냈다.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조수행(31·두산 베어스) 시리즈'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었다.
12일에는 LG가 2대1로 신승을 거뒀다. 두산이 3회 선취점을 냈지만, 7회초 LG가 두 점을 내면서 경기를 뒤집었다.
두산으로서는 지난해 5승11패로 밀렸던 상대전적의 악몽이 떠오르는 순간. 13일 두산은 좌익수로 나온 조수행의 호수비에 활짝 웃었다. LG는 7회초 1사 후 오스틴 딘의 홈런으로 한 점을 따라가 5-2를 만들었다. 후속타자 문보경이 투수 땅볼로 돌아섰지만, 오지환의 볼넷과 박동원의 안타로 분위기를 올렸다. 문성주가 두산 투수 홍건희의 초구를 받아쳤고, 타구는 좌측 방향으로 다소 짧게 갔다. 좌익수 조수행이 집중력 있게 따라갔고, 마지막 순간 글러브를 내밀고 몸을 날려 공을 잡았다. 올라오던 LG의 흐름이 끊겼던 순간. 조수행은 8회 홍창기의 안타성 타구도 몸을 날려 아웃카운트로 연결했다.
경기를 마친 뒤 이승엽 두산 감독은 "허슬두 모습을 제대로 보여줬다"고 조수행의 활약을 칭찬했다. 아울러 이 감독은 "큰 잠실구장에서 수비를 무시할 수 없다. 타구가 빠져나갔다면 분위기가 넘어갈 수 있었다. 공격에서도 점수가 나왔지만, 지키는 수비가 승패를 좌우했다"라며 "정수빈과 조수행 쪽으로 타구가 간다면 항상 좋은 플레이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호수비에는 조수행의 승부사 기질이 있었다. 조수행은 "한 점 차 상황이었다면 아마 안전하게 공을 잡으려고 했을 것"이라며 "주자가 다 들어와도 우리가 리드를 가지고 있는 상황이었던 만큼, 과감하게 시도를 해봤다"고 이야기했다.
14일은 수비 뿐 아니라 타석에서도 폭발적인 주력을 보여줬다. 대학 시절 90경기에서 92도루라는 기록을 세웠던 그는 지난 3년 간 꾸준하게 20개 이상의 도루를 했다. 평균 80%에 가까운 성공률을 보이면서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다.
2번 타자 겸 좌익수로 나온 그는 첫 타석에서 3루수 문보경의 포구 실책으로 출루했다. 이후 2루를 훔치면서 LG 배터리를 흔들었다.
3회에는 3루수 방면 내야 땅볼을 쳤다. 앞선 타석에서 공을 놓쳤던 문보경이 공을 잡자마자 러닝 스로우로 1루에 공을 뿌렸지만, 마지막 순간 슬라이딩을 한 조수행이 더 빨랐다. 조수행의 모습에 문보경도 고개를 흔들었다. 이후 조수행은 득점까지 성공했다.
7회초에는 기습 번트를 댔다. 3루수 방향으로 공이 흘러갔고, 문보경은 맨손 캐치로 1루에 공을 던졌다. 송구가 다소 높았고, 조수행은 세이프. 문보경의 수비벽을 세 차례나 뚫어낸 셈이다. 결국 두산은 9대5로 승리하며 LG와의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마쳤다.
경기를 마친 뒤 흙투성이가 된 유니폼을 입은 채 "유니폼이 이렇게 더러워져야 야구할 맛이 난다"고 웃었다. 도루만큼은 여전히 자신이 넘쳤다. 그는 "뛰는 야구는 언제나 자신있다. 도루 하나로 경기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조수행은 "선발로 나갔을 때 결과가 좋아서 다행이다. 최근 경기 감각이 그래도 좋은 편이다. 기회가 왔을 때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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