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한번 자신의 눈 밖에 난 선수는 절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에릭 텐 하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의 '뒤끝'은 누구도 말릴 수 없다. 분데스리가 도르트문트로 임대보낸 제이든 산초의 활약에 극찬하는 말을 했는데, 결국에는 '돌려까기'나 마찬가지였다. 복귀 가능성에 대한 질문 자체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영국 매체 팀 토크는 20일(한국시각) '텐 하흐 감독이 자신이 팀에서 추방한 산초의 활약을 칭찬했지만, 그의 복귀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사실상 '내가 있는 한 다시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셈이나 마찬가지다.
텐 하흐 감독과 산초의 불화는 이번 시즌 초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뜨겁게 달군 이슈였다. 지난 9월 활약이 부진한 산초를 텐 하흐 감독이 경기 대기명단에서조차 제외한 뒤 "훈련 때의 모습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는데, 곧바로 산초가 이에 대한 반박글을 SNS에 올린 사건이다. 산초는 자신을 '희생양'이라고 표현하며 텐 하흐 감독에게 반기를 들었다. 이어 감독에게 사과하라는 팀 동료와 구단 관계자들의 조언까지 뿌리쳤다.
그러자 텐 하흐 감독은 산초를 1군에서 추방하며 응징에 나섰다. 아예 눈앞에서 보이지 않도록 캐링턴 훈련장으로 보내 버리면서 사실상 산초를 맨유에서 지워버렸다. 이에 그치지 않고, 겨울 이적시장에서 친정팀인 도르트문트로 임대 이적시켰다. 관계를 끊어버린 셈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런 조치는 산초에게 새로운 기회를 부여했다. 산초는 차츰 정상적인 기량을 회복해나갔고, 지난 9일에 열린 분데스리가 25라운드 베르더 브레멘 전에서는 리그 복귀 골을 넣은 데 이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PSV 아인트호벤과의 16강 2차전에서도 골을 터트렸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상대로 한 UCL 8강 1, 2차전에서도 각각 풀타임과 86분을 소화하며 좋은 활약을 펼쳤고 덕분에 도르트문트는 4강까지 진출한 상태다.
이렇듯 맨유를 떠나 다시 폼을 회복한 산초를 향해 텐 하흐 감독이 이례적으로 칭찬을 쏟아냈다. 그는 주말 코번트리 시티와의 FA컵 준결승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산초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나는 다른 나라의 경기도 보고, 특히 임대로 간 선수들의 경기도 팔로우한다. 산초는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와의 UCL 8강에서 환상적인 경기를 했다. 도르트문트가 4강에 가는 데 기여했다"며 산초를 칭찬했다. 이어 "우리는 산초가 환상적인 축구 선수라는 점을 잘 안다. 그런 활약은 놀라운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건 엄밀히 보면 칭찬이라 할 수 없다. 텐 하흐 감독은 이어진 '산초가 여름 이적시장 때 맨유로 돌아와 함께 뛸 수 있는지'에 관한 질문에 아예 답변을 거부했다. 사실상 복귀시키지 않겠다는 뜻이나 다름없다. 결국 산초의 실력을 칭찬해도 그에 대한 '추방 결정'은 바뀌지 않는다는 표현으로 볼 수 있다. 텐 하흐 감독의 뒤끝은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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