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합격입니다."
지난 3월 말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일성, 강릉하키센터 라커룸에 "와!" 환호성이 터졌다. '평창패럴림픽 레전드' 한민수 감독의 애제자 김홍준(15·잠신중·서울 이글스)이 최연소 파라아이스하키 국가대표에 깜짝 선발됐다. 서울 송파구 잠신중엔 '3학년 김홍준 파라아이스하키 최연소 국가대표 선발을 축하합니다'라는 플래카드가 나부꼈다.
한민수 감독은 2018년 평창동계패럴림픽 파라아이스하키 사상 첫 동메달리스트이자, 장애인체육의 레전드다. 평창패럴림픽 이후 보디빌더, 패션모델 등에 거침없이 도전하며 '로봇다리'의 힘을 보여주는 한편 파라아이스하키 저변 확대를 위해 쉼없이 달려왔다. 감독으로 나선 2022년 베이징패럴림픽 4강 직후 노쇠화한 한국 파라아이스하키의 미래를 위한 유망주 발굴을 지상과제 삼았고, 이후 신인선수 감독으로 전국을 몸소 누비며 초·중학생 꿈나무를 발굴, 양성해왔다.
'2009년생 최연소 국가대표' 김홍준은 한 감독의 애제자이자 신인선수 캠프의 첫 결실이다. 여섯 살 때 야구에 입문한 후 선수의 꿈을 키우다 2년 전 골육종으로 야구의 길을 내려놨다. 시련 속에 만난 파라아이스하키는 새 길이 됐다. '목함지뢰 영웅' 하재헌 중사(SH공사) 소개로 2022년 한 감독을 만났고, 이후 퍽과 썰매는 소년의 전부다. 지난해 플레이윈터배 전국대회 서울대표로 나서 형님들을 상대로 첫 골을 터뜨리더니 올해 초 전국장애인체전에서 1골2도움을 기록하며 신인선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올해 3월, 부상선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진행된 국가대표 3차선발전에서 파라아이스하키 입문 1년 반만에 최연소 태극마크의 꿈을 이뤘다.
3월 말 첫 소집 후 어느덧 국가대표 4주차 훈련에 돌입했다. 김홍준은 "국가대표에 선발돼 굉장히 영광스럽고 행복하다"면서도 "국가대표, 태극마크의 무게감을 실감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대표팀과 신인선수 훈련은 많이 다르다. 태극마크의 무게감을 늘 생각하고 있다. 태극기를 달고 나라를 대표해 경기에 나서는 만큼 실력이 지금보다 훨씬 더 뛰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 열심히 참여하고, 선배들의 조언을 귀담아 들으면서 훌륭한 선수로 성장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당찬 각오를 전했다.
애제자의 쾌거에 눈물이 날 만큼 기뻤다는 한 감독은 "신인선수 최초로 최연소 국가대표가 된 걸 진심으로 축하한다. 누구보다 하키에 대한 열정이 컸고, 열심히 훈련한 결과"라며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대표팀에서도 이 열정 잃지 않고, 늘 부상 조심하면서 대한민국 파라아이스하키의 기둥이 돼주길 바란다"는 당부를 전했다.
평창패럴림픽에서 동메달 기적을 이끈 한국 파라아이스하키는 전폭적인 관심과 지원이 쏟아진 평창 이후 하향세다. 선수단의 노쇠, 에이스의 은퇴, 부상선수 빈발, 강원도청과 경쟁할 실업팀의 부재, 링크 부족 등 문제가 산적했다. 30일부터 내달 14일까지 캐나다 캘거리에서 열리는 2024년 캐나다세계선수권(A-POOL)에서 미국, 캐나다, 체코, 이탈리아, 슬로바키아, 중국, 일본 등을 상대로 4강 사수가 관건이다. 파라아이스하키의 미래를 위해 신인선수 양성에 '올인'중인 한 감독이 김홍준의 폭풍성장을 열망하는 이유다.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동계패럴림픽 출전의 꿈을 꼭 이루길 바란다"면서 "흘린 땀은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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