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최정의 홈런 신기록이 드디어 나왔고, 팀도 기분 좋은 역전승을 거뒀다. 하지만 진짜 고민은 따로 있다.
SSG 랜더스는 2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 경기에서 12대7로 승리했다. 전날(23일) 경기가 우천 노게임이 되면서, 끌려가던 상황에서 행운을 잡았던 SSG는 이날 18안타-12득점을 폭발시킨 타선을 앞세워 대승을 거뒀다.
후련한 승리였다. 최정의 기록 때문이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최정은 홈런 1개만 더치면, KBO리그 통산 홈런 신기록을 쓸 수 있는 상황. 타이 기록까지는 수월하게 진행됐는데 지난주 KIA전에서 사구에 갈비뼈 부상을 당하며 경기에 제대로 나서지 못하다가 마침내 24일 롯데전에서 신기록을 썼다. 최정도, 팀도 내심 신경쓰이던 기록이 세워지면서 매듭이 잘지어졌다. 여기에 팀도 기분 좋게 이겼다.
하지만 로버트 더거의 부진은 그냥 넘기기 힘든 부분이다. 더거는 이날 2⅔이닝 9안타 2탈삼진 7실점으로 또다시 최악의 투구를 펼쳤다.
경기 시작부터 수비수들조차 도와주지 않았다. 1회말 첫 타자 윤동희의 안타 이후 중계 플레이 도중 2루수 포구 실책이 기록되면서 윤동희가 2루까지 들어갔고, 이후 2실점으로 이어졌다.
2회는 깔끔하게 막았지만 3회에만 5실점을 했다. 1아웃 이후 윤동희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한 이후, 황성민에게 우중간 장타를 허용했다. 이때 또 수비 실책이 겹치면서 1루주자와 타자주자까지 전부 홈으로 들어왔다. '멘털 붕괴'의 시작이었다.
레이예스와 전준우에게 연속 2루타 허용으로 다시 실점. 2아웃 이후 손호영에게 또 1타점 3루타 허용. 한동희에게 1타점 추가 적시타까지 허용하자 결국 3회를 마치지도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SSG는 박민호를 올렸다.
이날까지 더거는 올 시즌 6차례 등판했지만 승리 없이 3패. 퀄리티스타트(선발 등판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1번 뿐이다. 지난 18일 인천 KIA전에서 5이닝 1실점으로 준수한 투구를 펼치며 적응을 하는듯 싶었으나 또다시 난타를 당하며 무너졌다.
SSG 코칭스태프는 더거의 초반 부진을 "지나치게 핀포인트 제구를 하려고 한다. 자신이 생각했던 존과 ABS 존에 차이가 생겨 심리적으로 흔들린 부분들이 많다. 특별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낙관해왔다. 또 심리적으로 쫓기다보니 릴리스포인트가 낮아지면서 오히려 더 궁지에 몰린 것도 사실이다. 지난해 트리플A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줬고, 경기 운영 능력이 높은 평가를 받았던 더거인데 지금은 여유가 사라졌다. 장점이 보이지 않는다.
문제는 구단 입장에서도 지금 당장 어떤 모션을 취하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어느 구단이든 늘 '상비 대체 외국인 선수 리스트'는 가지고 있다. 꾸준히 리스트업을 하고, 시즌 중 외국인 선수 수급 시장도 틈틈이 체크한다. SSG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지금은 시즌 극초반이다. 미국도 마찬가지라 SSG가 원하는 수준급 투수를 대체로 데리고 오기가 쉽지 않다. 다른 구단들도 같은 상황이다. 최소 5월 이후가 돼야 교체 가능성이 생기는데, 그 전까지 더거가 완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등판 때마다 꼬이고 실점이 늘어나면서, 수비 실책이 유독 잦은 것도 길어지는 수비 시간과 연관이 있다. 더거의 등판이 아직까지는 온전한 믿음을 주지 못하는 것도 이런 요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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