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화가 나서 150km가 찍혔나 봅니다. 하하."
삼성 라이온즈 '푸른피의 에이스' 원태인이 150km 강속구를 뿌릴 수 있었던 건 '분노의 힘'이었다.
원태인은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 선발로 등판, 6이닝 1실점(비자책점) 호투로 팀의 4대2 승리를 이끌었다.
원태인은 이날 역투로 개인 5연승을 달렸다. 이날 광주에서 KT 위즈전에 던진 KIA 타이거즈 네일이 승리에 실패하며 혼자 5승 투수가 됐다. 다승 단독 선두. 평균자책점도 1.79까지 끌어내렸다. 무결점 피처로 진화하고 있다.
원태인은 이날 완벽한 투구를 했는데, 옥에 티는 4회. 선두 정수빈에게 안타를 맞고, 그 다음 허경민의 1루 땅볼 때 베이스커버를 들어갔다가 3루까지 뛰는 허경민을 뒤늦게 발견했다. 원태인은 3루에서 정수빈을 잡기 위해 강하게 공을 뿌렸는데, 이게 송구 실책이 되며 3루 삼성 불펜으로 공이 날아갔고 통한의 실점을 했다. 실책으로 비자책점이었지만, 앞선 2경기 연속 무실점 피칭을 해오던 터라 이 실점이 아쉬웠다.
원태인은 경기 후 "정수빈 선수가 3루까지 뛸 거라 생각을 못했다. 급했다. 실수가 나와 스스로에게 실망했다. 정확하게 던졌으면 아웃 타이밍이엇다. 그래서 더 화가 났다. 오늘 이 상황을 통해 또 하나를 배웠다"고 말했다.
이어 "무실점을 이어가고 싶었는데, 내 실수로 그게 끊어지니 이닝 종료 후 확 달아오르더라. 화가 나니 갑자기 공이 빨라졌다. 요즘에 아무리 힘껏 던져도 150km가 잘 안나왔는데, 그 플레이 이후로 150km가 나왔다. 잠자던 본능을 깨운 것 같았다. 오히려 화가 나니 구위가 좋아졌다"고 말하며 웃었다. 실제 원태인은 이날 최고구속 150km를 찍었다.
원태인은 5회 2사 만루 위기서 정수빈을 1루 땅볼로 처리하고 마치 한국시리즈 우승을 한 것처럼 포효했다. 원태인은 "기쁨의 표현이 아닌 나에게 하는 질책이었다. 쉽게 승부해도 되는데, 어렵게 하다 내 스스로 위기를 만들었다. 그게 아쉬워 꼭 막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다승 선두로 우뚝 선 원태인은 "아직 시즌 초반이기에 다승 타이틀은 신경쓰지 않는다. 내가 지금 위치에 있는 것 자체가 놀랍다. 스프링캠프에서 피칭을 늦게 시작해 시즌 초반 고전할 거라 예상했는데, 오히려 욕심 없이 하다보니 결과가 더 좋은 것 같다. 승수는 작년 승수를 넘기고 싶은 마음 뿐이다. 일단 우리 야수들에게 너무 고맙다"고 밝혔다. 원태인의 지난 시즌 승수는 7승이다. 3승만 더하면 1차 목표 달성이다.
잠실=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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