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이름을 다 기억하기도 힘드네요."
키움 히어로즈의 2024 시즌 행보는 그야말로 '롤러코스터'다. 오르락, 내리락 하느라 바쁘다.
개막 전 '1약' 후보로 꼽혔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안우진(군 입대) 최원태(LG) 임창민(삼성) 등 주축 선수들 공백을 메우기 버거울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외국인 선수 진용도 강해보이지 않았다. 몸값도 다른 팀 외국인 선수들에 비해 저렴했다. 실제 개막 후 4연패를 했다.
하지만 누가 우리를 무시하냐는 듯, 4연패 후 7연승을 내달려버렸다. 하영민, 김선기 토종 선발들이 기대 이상의 호투를 해줬고 크게 치는 타자가 부족할 뿐 타순의 짜임새도 나쁘지 않았다.
그래도 시즌을 치르다 보면 전력 자체를 무시할 수 없다.
부족한 살림을 짜내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특히 부상병 속출 사태가 너무 뼈아팠다.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뒤늦게 합류 후 5할 맹타를 치던 이주형이 다시 허벅지를 부여잡고 이탈했다. 올시즌 부활을 선언하며 장타력을 과시한 이형종은 자신이 친 파울 타구에 골절상을 당했다. 고졸 신인으로 김광현(SSG)을 상대로 홈런을 치며 강한 인상을 남긴 이재상도 수비 훈련 도중 손가락 골절상. 어깨가 아팠던 간판스타 김혜성과 햄스트링 부상을 당했던 미남 외야수 박수종도 2군에 내려갔다 복귀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여기에 부상은 아니지만 4번을 치던 최주환이 부진에 따른 심리적 압박감으로 인해 4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투수쪽에서도 잘해주던 외국인 투수 헤이수스가 내전근 부상 조짐 등을 이유로 휴식차 엔트리에서 빠졌다. 여기에 팔꿈치 문제로 개막 엔트리에 합류하지 못하고 2군에서 준비하던 선발 후보 장재영은 복귀 준비를 위한 실전에서 손가락 저림 증상이 발생, 정밀 검진을 하다 토미존서저리를 당장 받아야 한다는 소견을 들었다. 키움으로서는 엄청난 악재다. 선발로 혜성처럼 등장해 좋은 투구를 한 김인범도 타구에 손을 맞아 가슴을 철렁하게 했는데, 그나마 골절상이 아니라 천만다행이었다.
100% 전력을 싸워도 다른 팀보다 앞선다고 할 수 없는데, 이렇게 주축 선수들이 들어왔다 나갔다를 반복하니 홍원기 감독 속은 타들어갈 수밖에 없다.
4월 초 7연승, 그리고 4월 중순 다시 5연승을 달리며 12승6패 단독 2위까지 치고나갔던 키움이었다. 하지만 7연패, 다시 3연패 늪에 빠지며 이제는 15승19패 7위다. 최근 살아나고 있는 KT 위즈가 턱밑에서 추격중이다. 7위 자리 수성도 장담할 수 없다.
그래도 홍 감독은 의연하다. 그는 부상 선수가 얘기가 나오자 "이름도 다 기억 안난다"며 '웃픈' 농담을 했다. 이내 진지한 모습으로 "선수들이 회복될 때까지 현장에서 잘 버텨야 한다. 그래야 시즌을 치르는 보람이 생긴다. 이미 팀이 다 무너지고 나서 선수들이 돌아오면, 그 때는 올라가기 힘들다. 있는 전력으로 버텨야 한다. 그리고 부상병들이 돌아와야 힘을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이주형이 복귀 준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홍 감독은 "재검을 마치고 실전 투입 시기를 저울질 하는 단계"라며 "이주형은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그런 간절한 마음으로 매순간 100%를 쏟아내니 부상 위험도가 올라가는 것 같다. 1군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이 힘을 써야할 때, 빼야할 때를 구분하기 힘들어 처음부터 100%를 다 소진하니 체력도 떨어지고 회복 속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 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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