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이런 선수를 고작 14분 활용하다니'
파리생제르맹(PSG)이 끝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행에 실패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치른 준결승 2차전에서 0대1로 패하면서 합산 스코어 0대2로 패하며 4년 만의 결승진출이 좌절됐다.
뛰어난 특급 스타들을 대거 보유한 PSG의 패배는 불운과 전술 실패가 복합적으로 뒤섞인 결과였다. 특히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부적절한 용병술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대표적인 사례가 이강인(23)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것이다.
2차전에서 후반 31분에야 교체투입했는데, 짧은 출전시간에도 불구하고 이강인은 오히려 같은 위치에서 선발로 나온 선수보다 뛰어난 평점을 받았다. 이강인이 만약 선발로 나왔다면 훨씬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도 있었다는 뜻이다.
PSG는 8일 새벽 4시(이하 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랑스에서 열린 도르트문트와의 2023~2024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0대1로 졌다. 홈경기의 메리트를 노렸지만, 이날 역시 골대 불운이 떠나질 않았다. 지난 원정 1차전에서도 나왔던 현상이다. 1, 2차전에서 무려 6번이나 골대를 맞혔다. 그러는 사이 도르트문트는 결정타를 날렸다. 후반 5분에 마츠 후멜스의 헤더 결승골이 터지며 결국 지난 1차전에 이어 2차전도 1대0으로 승리했다. 도르트문트는 11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에 올랐다.
이날도 엔리케 PSG 감독은 여전히 이강인을 신뢰하지 못했다. 지난 2일 열린 원정 1차전에서도 경기 내내 이강인을 벤치에만 앉혀놓더니 이날도 패색이 짙은 경기 막판이 돼서야 겨우 출전시켰다. 애초부터 엔리케 감독의 전력 구상에 이강인이 들어가 있지 않다는 증거다.
만약 그럼에도 결과가 좋았다면 엔리케 감독의 계획을 수긍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1차전과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2차전에서 후반 막판에 겨우 출전 기회를 얻어 약 14분 동안 그라운드를 누빈 이강인의 움직임은 매우 좋았다. 마치 그간 참아온 에너지를 발산하는 듯 최선을 다해 그라운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런 이강인의 활약은 기록과 평점으로 입증된다. 여러 현지 매체로부터 선발멤버였던 워렌 자이르-에머리(!8)보다 훨씬 좋은 평점을 받은 것이다. 유럽 축구통계 매체인 후스코어드닷컴에 따르면 이강인은 이날 14분 동안 패스성공률 84%(19시도, 16성공)에 드리블성공 100%(2시도 2성공), 크로스 성공률 100%(2시도 2성공)에 키패스 1회, 슈팅 1회를 기록했다.
특히 후반 44분에 페널티 아크 정면에서 기습적인 중거리슛을 시도해 상대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출전시간이 좀 더 많았다면 보다 많은 찬스를 팀에 제공하거나 스스로 골을 넣을 기회를 만들었을 가능성이 크다.
평점도 비교적 좋았다. 후스코어드닷컴은 6.7점을 부여했다. 다른 통계매체 풋몹 역시 6.8점을 줬다. 3명의 교체 멤버중 가장 높았다. 뿐만 아니다. 엔리케 감독이 선발로 계속 밀고 있는 자이르-에머리보다 높은 평점이었다. 자이르-에머리는 이날 매우 부진한 경기력을 보이며 선발 멤버 중 두 번째로 낮은 6.4점을 받았다.
다른 영국매체 데일리메일 역시 비슷한 맥락의 평가를 했다. 이 매체는 자이르-에머리에 대해 "후반에 타이트한 각도에서 골대를 맞히며 확신이 떨어졌다"며 평점 6.0을 부여했다. 반면 이강인에게는 6.5점을 줬다. 전반적으로 이강인이 자이르-에머리보다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는 뜻이다.
결국 엔리케 감독이 프랑스 출신의 10대 선수에게 출전기회를 몰아주는 바람에 이강인이 제대로 기량을 펼칠 수 없었고, 이로 인해 PSG도 승리할 수 있는 확률을 높일 수 없었다고 볼 수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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