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위기의 순간, 베테랑의 관록이 빛났다. '평창 동메달 에이스' 정승환, 조병석(이상 강원도청)의 멀티골 활약에 힘입어 대한민국 파라아이스하키가 아찔한 강등 위기에서 탈출했다. 일본을 꺾고 기사회생했다.
한국 파라아이스하키 대표팀은 9일(한국시각) 캐나다 캘거리 윈스포츠아레나에서 열린 2024년 세계선수권(A풀) 일본과의 플레이오프 라운드에서 5대1로 승리했다.
이번 A풀 세계선수권에는 '세계 1~8위' 미국, 캐나다, 체코, 중국, 한국, 이탈리아, 일본, 슬로바키아 등 상위 8개팀이 참가했다. 4개팀이 A-B, 2개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 후 플레이오프 라운드를 거쳐 메달 결정전으로 순위를 가리는 방식. 한국은 1차전 중국에 0대10, 2차전 미국에 0대11, 3차전 슬로바키아에 2대4로 3연패 하며 위기에 몰렸다. A조 최하위로 B조에서 이탈리아를 꺾고 조3위를 기록한 일본과 이날 플레이오프 라운드에서 격돌했다.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할 경우 5~6위전, 패할 경우 7~8위전에 나서고, A조 7~8위는 다음 시즌 B풀로 강등되는 상황. 2006년 강원도청 실업팀 창단 후 세계선수권 B풀 전승 우승으로 2008년 세계선수권 A풀에 입성한 이후 16년간 단 한번도 '윗물'을 놓치지 않았고, 2012년 은메달, 2017년, 2019년 동메달, 2018년 평창패럴림픽 사상 첫 동메달을 획득한 한국이 최악의 위기에 몰렸다. 강등의 명운을 결정할 절체절명의 한판 승부는 가위바위보도 져선 안된다는 한일전이었다. 지난해 B풀 세계선수권에서 전승 우승하며 A풀에 복귀한 일본은 2026년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패럴림픽 출전을 목표로 전열을 정비했다. 10대 어린 선수들과 40~50대 베테랑들의 신구 조화로 승부수를 걸었다.
그러나 벼랑끝 승부에서 대한민국은 강했다. 월드클래스, '빙판 메시' 정승환과 평창패럴림픽 동메달 영웅들이 진가를 발휘했다. 1피리어드 5분43초, 정승환이 압도적인 스킬로 상대를 압도하며 선제골을 터뜨렸고, 11분45초 장동신의 패스를 받은 조병석이 쐐기골을 터뜨리며 2-0으로 앞서나갔다. 2피리어드 21분41초 부상을 딛고 나선 베테랑 김영성이 정승환이 문전에서 뒤로 흘려준 킬패스를 받아 가볍게 골망을 흔들었다. 29분16초 일본 구마가이에게 만회골을 허용했지만 거기까지였다.
3피리어드 5분26초를 남기고 4대4 상황에서 정승환이 폭풍질주 후 내준 패스에 최광혁이 슈팅을 날린 후 리바운드된 볼을 조병석에게 찔러줬고 조병석이 퍽을 들어올려 골망에 밀어넣었다. 조병석의 멀티골과 함께 4-1로 앞서갔고 종료 2분25초를 남기고 에이스 정승환이 수비수들의 전방압박을 틈타 상대 빈 골대를 향해 센스 있게 찔러넣은 장거리, 짜릿한 마무리골에 힘입어 5대1로 승리했다. 한국이 이번 대회 첫승과 함께 캘거리 링크에 첫 애국가를 울렸다. B풀 강등 위기에서 탈출했다. 부상 투혼을 발휘하며 공수에서 맹활약한 김영성이 MVP로 선정됐다. 일본으로서는 뼈아픈 패배였다. 한국에 완패하며 7-8위전행, 내년 시즌 다시 B풀로 떨어지게 됐다.
한국은 이날 B조 4위 이탈리아에 2대1로 승리한 슬로바키아와 11일 오후 5시30분 열릴 5-6위전에서 격돌한다. A조 조별리그에서 2대4로 역전패한 슬로바키아와의 리턴매치에서 설욕과 함께 지난 대회 5위 수성에 나선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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