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2024시즌 K리그에서 '무승부'가 없는 팀은 1부와 2부를 통틀어 광주FC가 유일하다. 이정효 감독(49)이 이끄는 광주는 화끈하다. 밀린다고 물러나지 않으며 앞선다고 잠그지 않는다. 이정효 감독은 6연패를 당해도 어떻게 하면 더 많은 골을 넣어서 이길 수 있을지 고민해보겠다고 말했을 정도로 공격적이다. 하지만 그가 지난 19일 전북전 패배 후 "나는 쫄보"라며 자책했다. 공식 기자회견에서 '쫄보'라는 단어를 세 차례나 반복하며 눈길을 끌었다.
킥오프에 앞서 만난 이 감독은 무승부가 없다는 질문에 "나도 이렇게 안 나올 줄은 몰랐다. 재밌게 생각한다. 오늘도 무승부 없이 좋은 결과 나왔으면 좋겠다"며 승점 3점을 기대했다. 하지만 광주는 홈 광주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13라운드 전북과의 경기에서 0대3으로 완패했다. 광주는 5승8패 승점 15점에 머물렀다. 6위에서 7위로 떨어졌다.
광주는 8패 중 무득점 패배가 단 두 차례다. 홈에서 한 골도 못 넣고 진 경기는 올 시즌 처음이다. 게다가 시즌 최다 점수 차이로 졌다. 전북이 강팀이기는 했어도 올해는 수비가 약했다. 전북은 12라운드까지 22실점을 기록하며 팀 최다 실점 2위였다. 공격을 강조하는 이정효 감독이 수비가 제일 불안하다는 전북을 상대로 그것도 홈에서 '노골'에 그쳤으니 답답할 만했다.
이 감독은 경기 끝나고 자신이 용병술을 너무 소심하게 펼쳤다고 했다. 그는 특히 전반 33분 안영규 교체 장면을 곱씹었다. 중앙 수비수 안영규가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부상을 당했다. 이정효 감독은 허율과 포포비치를 두고 고민했다. 포포비치는 외국인 수비수, 허율은 최근 스트라이커에서 센터백으로 보직 변경한 유망주다. 광주는 전반 27분과 31분 내리 골을 허용한 상태였기 때문에 빠른 대처가 필요했다. 이 감독은 포포비치를 선택했다. "후반이었으면 모르겠는데 시간이 많이 남았다. 전북이 1대1 능력이 좋은 선수가 많아서 전문 센터백이 있어야 될 것 같았다"고 돌아봤다. 포포비치는 불안했다. 이 감독은 결국 0-3으로 승부가 기울어버린 후반 29분에 허율을 공격수 최경록과 바꿔서 넣었다.
"내 판단 미스였다. 더 과감하게 교체를 단행했다면 어땠을까. 허율을 넣었으면 어땠을까. 감독이 쫄보여서 선수들에게 면이 안 선다. 쫄보 감독이니까 선수들한테 미안합니다." 이정효 감독은 후회했다. 그는 "허율이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았을까. 포포비치는 본인이 더 괴로울 것"이라며 탄식했다. 공격적인 대응이 늦었기 때문에 경기 흐름을 뒤집을 타이밍을 놓쳤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전북은 후반 유효슈팅이 2개 뿐이었다. 수비 부담은 예상보다 적었던 셈이다.
이로써 광주는 전북전 최근 10경기 1승9패, 통산 2승4무15패 절대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이 감독은 "감독이 쫄보여서 그렇다. 나 때문이다. 어차피 질 것인데 이것 저것 해봐야 하는데 못 해봤다. 그러니까 진다. 다음 전북전은 상상 밖의 행동을 하고 말도 좀 해보겠다"라며 설욕을 다짐했다. 거침없는 언변으로 유명한 이정효 감독이 언론 플레이까지 예고했으니 기대가 더욱 커진다. 광주는 오는 8월 9일 26라운드 '전주성'에서 다시 전북을 만난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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