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불길한 예감은 왜 틀리지 않는 걸까. 박진섭 부산 감독은 22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천안시티와 '하나은행 K리그2 2024' 14라운드 사전 인터뷰에서 "실점이 없어야 한다"고 거듭 말했다. 6경기 연속 실점을 한 부산은 지난 2경기에서 수비에 무게중심을 두는 전략으로 연속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를 통해 충북청주와 비기고 성남전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좀체 물러서지 않는 스타일의 천안을 상대로도 무실점을 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봤다. 김태완 천안 감독은 "부산이 최근 실점을 하지 않으려는 의지가 많이 보였다. 뒤쪽에 안정감을 가져가면서 경기를 풀어가는 것 같다"고 쉽지 않은 경기를 예상했다.
사전 인터뷰부터 경기 양상이 어느정도 그려졌다. 지키느냐, 뚫느냐. 상위권에 포진한 부산이 챔피언이라면, 하위권에 처져 어떻게든 이겨야 하는 천안이 도전자에 가까웠다. 휘슬이 울렸다. 부산이 먼저 기선을 제압했다. 전반 10분 프로 2년차 손휘가 임민혁의 코너킥을 문전 앞 헤더로 연결하며 선제골을 갈랐다. 홈팬 앞에서 자신의 프로데뷔골을 넣었다. 7분 뒤, 부산 최건주의 크로스를 막던 천안 마상훈이 핸드볼 반칙을 범했고, 키커로 나선 라마스가 침착하게 추가골을 터뜨렸다. 점수차는 순식간에 2-0으로 벌어졌다. 올해 천안 사령탑으로 부임해 1라운드 로빈을 거치며 어렵게 K리그2 스타일에 적응을 했다는 김 감독으로선 예상치 못한 시나리오가 눈앞에 펼쳐졌다. 더구나 천안은 지난 2경기에서 서울 이랜드와 안양을 상대로 전반 이른 시간 선제실점해 그대로 연패를 했었다.
이날은 달랐다. 추가실점을 한지 4분만인 21분 빠르게 만회골을 넣었다. '브라질 해결사' 모따가 나섰다. 신한결의 크로스를 박스 안에서 높은 타점의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장은 순간 고요해졌다. 실점을 경계한 박 감독이 걱정할 일이 하나둘 늘어나기 시작했다. 전반을 2-1로 앞선채 마친 부산은 후반 1분만에 동점골을 내줬다. 평범한 공중볼을 수비수가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고, 모따가 영리한 슛으로 골문을 열었다. 지난해 천안에 입단해 10골을 넣은 모따는 14라운드만에 7번째 골을 넣으며 주가를 드높였다. 부산은 득점 찬스를 번번이 놓치고 이동수 최건주 황준호 등이 줄줄이 부상을 당하는 등 분위기를 되찾지 못했다. 천안이 이 틈을 적절하게 공략했다. 36분 파울리뇨가 자로 잰듯한 헤더로 역전골까지 갈랐다. 부산 골키퍼 구상민이 몸을 날렸지만, 공이 손에 닿지 않았다. 천안은 두 브라질 공격수의 활약으로 결국 3대2 역전승을 따냈다.
지난 4월 홈에서 열린 부산전에서 2대4 역전패를 당했던 천안은 적지에서 앙갚음을 했다. 천안이 역전승을 거둔 건 올 시즌 처음이자 지난해 9월 전남전 이후 8개월만이다. 2연패 뒤 시즌 3승째를 따낸 천안(승점 13점)은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놨다. "감이 오기 시작한다"는 김 감독의 말대로 정말 감을 잡았을지도 모르겠다. 반면 부산(19점)은 올 시즌 처음으로 전반 선제골을 넣은 경기에서 역전패를 당했다. 승리시 4위에서 2위까지 두 계단 점프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이날 패배로 5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승격, 버막(팬들의 버스막기), 사퇴 등 풍부한 경험을 지닌 박 감독은 프로통산 200경기 이상을 지휘해도 축구가 참 쉽지않다는 생각을 속으로 하진 않을까. 이날 부산과 천안의 슈팅수는 16개와 7개였다.
부산=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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