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입고 있는 유니폼은 달랐지만,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은 똑같았다.
144km 직구에 맞는 순간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던 타자 한유섬. 투구 직후 미안한 마음에 타자에게 눈을 때지 못하던 이병헌. 미안한 마음을 전한 후배 이병헌 엉덩이를 툭 치며 안심시킨 선배 한유섬. 한 마디로 훈훈한 장면이었다.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 1회 두산 선두타자 정수빈이 안타로 출루한 뒤 순식간에 2루까지 훔치며 SSG 선발 김광현을 흔들었다. 무사 2루서 이유찬의 좌전 안타 때 빠른 발로 여유롭게 홈까지 들어온 정수빈은 선취점 올리며 경기 초반 리드를 가져왔다.
1대0 두산이 앞서고 있던 6회. 선발 김민규가 5이닝 무실점 호투 이후 불펜에 마운드를 넘겼다. 김민규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김강률은 선두타자 SSG 최정을 중견수 뜬공 처리하며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이어진 에레디아와 승부에서 김강률이 안타를 허용하자 이승엽 감독은 좌타자 한유섬 타석 때 좌완 투수 이병헌을 투입시켰다.
마운드에 오른 이병헌은 홈런 타자 한유섬을 상대로 씩씩하게 공을 던졌다. 초구 몸쪽 높은 144km 직구 볼 이후 슬라이더-직구를 던져 1B 2S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했다.
베테랑 한유섬도 불리한 카운트에서 쫓기지 않고 승부를 이어갔다.
치고 나가야 하는 타자와 반드시 돌려세워야 하는 투수의 팽팽한 승부 속 아찔한 장면이 나왔다. 2B 2S에서 이병헌이 던진 몸쪽 144km 직구가 너무 깊게 들어가며 타자 손등을 강타했다.
빠른 볼에 맞은 한유섬은 타석에서 크게 벗어나 숨을 고르며 통증을 호소했다. 고의성은 전혀 없었던 상황. 이병헌은 투구 직후 미안한 마음에 모자까지 벗고 한참 동안 한유섬을 바라봤다.
통증을 호소하며 1루로 걸어 나간 한유섬이 베이스 도착 후 마운드 위 이병헌을 향해 장난 썩인 표정과 함께 '바깥쪽으로 던졌어야지'라는 제스처를 취하자, 이병헌은 고개를 연신 숙이며 미안한 마음을 한 번 더 전했다.
1사 1,2루 실점 위기. 한 타자만 상대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오던 이병헌과 잠시 겹친 한유섬은 훈훈한 표정으로 괜찮다는 말과 함께 후배 이병헌의 엉덩이를 툭 치며 안심시켰다.
1점 차 치열한 승부 속 상대 팀이지만 서로를 진심으로 생각하는 훈훈한 장면이었다.
이병헌의 뒤를 이어 마운드에 오른 최지강은 만루 위기에 몰렸지만, SSG 하재훈을 뜬공 처리하며 1점 차 리드를 지켜냈다.
7회 SSG 최지훈이 동점 적시타를 날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지만. 8회 1사 2루서 두산 정수빈의 뜬공을 SSG 하재훈이 실책하며 두산이 다시 리드를 가져왔다.
9회 마운드에 오른 두산 마무리 홍건희가 깔끔하게 이닝을 끝내며 두산은 위닝시리즈를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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