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부상자가 있다는 건 어린 선수들에겐 기회다."
데뷔 18년차, 롯데 자이언츠 김민성(36)의 말이다.
올시즌 롯데는 거듭된 부상으로 고전하고 있지만, 김민성의 말대로 신예 선수들에겐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윤동희처럼 시즌초부터 굳건한 입지를 다진 경우도 있지만, 황성빈 손호영처럼 뒤늦게 치고 나온 선수들도 있다. 나승엽과 고승민도 시즌초의 부진을 이겨내고 다시 자신의 자리를 되찾았다.
마운드 역시 예외가 아니다. 베테랑 구승민이 부진하자 신인 전미르가 튀어나와 필승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고 탄탄했던 선발에도 빈 자리가 생겼다. 외인 에이스 찰리 반즈가 허벅지 내전근 미세손상 진단을 받아 당분간 출전할 수 없게 됐다.
당초 반즈의 부상에 대해 롯데 측은 "로테이션을 한번 정도 거르고 올라올 것"이라며 낙관적인 예상을 했다. 하지만 구단 지정병원에서 정밀 검진을 받은 결과 2~3주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산술적으로도 앞으로 최소 4~5번의 선발 등판을 걸러야한다. 또 내전근 부위의 특성상 회복이 쉽지 않다. 조금 늦어질 경우 6월말이나 돼야 돌아올 수도 있다. 애런 윌커슨-반즈-박세웅 3인방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탔던 롯데로선 아쉬움이 크다. 반즈가 올해 탈삼진 1위를 질주하며 말그대로 쾌조의 피칭을 이어가던 차라 더욱 속상한 상황.
하지만 그 틈을 타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줘야하는 선수들도 있다. 5선발을 두고 경쟁중이던 이민석-김진욱-홍민기가 대표적이다.
올시즌초 롯데의 5선발은 베테랑 이인복이었다. 하지만 시즌초 6경기(선발 5)에 등판, 2패 평균자책점 7.00으로 부진한 뒤 1군에서 말소됐다.
2군에서도 4경기 12이닝 평균자책점 9.00으로 썩 좋지 못하다. 특히 25일 KIA 타이거즈 2군과의 경기에 모처럼 선발등판했지만, 4이닝 8피안타(홈런 2) 8실점(7자책)으로 부진했다.
이에 따라 5선발 경쟁은 '155㎞의 남자' 이민석과 '고교 최동원상' 김진욱으로 좁혀지는 양상이었다. 홍민기는 두 선수에 앞서 먼저 12일 LG 트윈스전에 선발로 출격해 2⅔이닝 2실점으로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았지만, 불펜으로 나선 24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⅔이닝 3실점(1자책)으로 흔들렸다.
김진욱은 지난 25일 삼성전에 선발등판, 4⅓이닝 3실점으로 역투하며 합격점을 받았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김진욱에게 기회를 한번 더 주겠다"고 공언한 상황.
반즈가 빠진 자리 역시 이민석이 메울 가능성이 높다. 이민석은 지난 19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손가락 멍 증세로 물러나기 전까지 3⅓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부상이 아니었다면 좀더 등판했을 것이다. 김태형 감독은 "공도 아주 좋고, 스트라이크존에 자신있게 던질줄도 알고, 던지는 템포도 빨라 마음에 든다"며 호평한 바 있다.
두 선수의 컨디션이 아쉽다면 홍민기에게 다시 기회가 돌아갈 것이다. 또 나균안에게도 터닝포인트가 될수 있다.
올시즌 나균안은 10경기에 선발등판, 45⅔이닝을 소화하며 1승6패 평균자책점 7.49의 슬럼프다. 그래도 4월에는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2회 포함 역투했지만, 5월에 등판한 4경기 모두 초반에 흔들리며 무너졌다.
김태형 감독은 "오는(30일) 한화전에 한번 더 기회를 주겠다"는 최후 통첩을 날렸지만, 반즈의 이탈로 당장 신예 선발 2명이 로테이션에 들어오는 상황에서 나균안까지 빠지는 건 부담이 적지 않다. 롯데로선 나균안이 부진을 이겨내고 반등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고 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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