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뒤끝은 없었다. 시즌 후 경질된 사비 에르난데스 바르셀로나 감독이 아름답게 떠난다.
스페인 일간 문도 데포르티보는 28일(한국시각), 사비 감독이 응당 받아야 할 경질 위약금을 포기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사비 감독은 2025년 6월까지인 계약 만료를 1년 앞두고 조기 경질을 당해 위약금을 받을 수 있다. 그 규모는 1100만유로(약 162억원)에서 1200만유로(약 177억원)선이다.
하지만 사비 감독은 지난 1월 인터뷰에서 한 약속을 지킬 생각이다. 당시 사비 감독은 시즌을 마치고 물러나겠다고 발표하면서 "내 위약금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내가 팀을 떠나면 단 1유로도 받지 않겠다고 말해왔다. 내 위약금은 바르셀로나의 다음 감독을 위해 쓰여야 한다"고 말했다.
160~170억원은 일반인 기준으론 평생 일해도 벌기 힘든 돈. 하지만 바르셀로나 레전드인 사비 감독은 재정이 넉넉치 않은 구단을 위해 과감히 위약금을 포기했다. 현대축구에서 흔히 볼 수 없는 결정이다.
사비 감독의 코치진 전원이 위약금을 포기하는 건 아니다. 문도 데포르티보에 따르면, 코치진은 클럽 재정에 타격을 입히지 않을 정도로는 위약금을 받을 예정이다. 이 또한 사비 감독의 배려가 아닐까 한다.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인 사비 감독은 1998년부터 2015년까지 17년간 바르셀로나에서 핵심 미드필더로 활약하며 8번의 라리가 우승, 4번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포함해 25개의 트로피를 차지했다.
2015년 바르셀로나를 떠나 2019년 카타르 알사드에서 은퇴한 사비 감독은 2021년 11월 시즌 도중 바르셀로나 사령탑을 맡아 2022~2023시즌 라리가 우승을 이끌며 지도력을 입증했다.
바르셀로나에서 총 142경기를 지휘해 62.68%의 높은 승률을 기록했지만, 올 시즌엔 리그 2위, 유럽 챔피언스리그 8강에 머무는 등 무관에 그쳤다. 지난 1월 퇴단을 발표했다가 구단의 만류 끝에 결정을 번복했지만, 구단은 지난 24일 사비 감독과 더이상 동행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사비 감독은 후임으로 누가와도 고생할 것이라고 뼈있는 작별사를 남겼다. 스페인 현지에선 한지 플릭 전 독일 대표팀 감독이 협상을 완료해 발표만을 남겨두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한편, 사비 감독은 지난 2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한 뒤 새 사령탑을 물색 중인 대한민국 A대표팀의 관심도 받고 있지만, 거절 의사를 표했다고 현지 매체는 보도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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