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나 좀 내보내달라고 했다'
리버풀이 공들여 성장시키고 있는 젊은 수비 유망주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자신을 다른 팀으로 팔아달라는 요구를 리버풀 수뇌부에게 전했다. 언론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런 사실을 공개하며 리버풀과 선을 그었다. 자신이 리버풀 1군에 들어갈 수 없을 것이라는 냉철한 판단에서 나온 행동이다.
영국 매체 더스탠다드는 1일(한국시각) '리버풀의 수비 유망주인 세프 판덴베르흐(23)가 격정 인터뷰를 통해 자신을 다른 팀에 매각해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보도했다. 리버풀이 지난 2019~2020시즌을 앞두고 네덜란드 리그 즈볼러에서 영입한 판 덴 베르흐는 '제2의 반 다이크'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수비 유망주다.
네덜란드 리그에서 프로 데뷔 2년 밖에 안된 18세 선수를 바이에른 뮌헨, 아약스 등과의 경쟁 끝에 데려올 정도로 리버풀의 기대감은 컸다. 이적료는 130만파운드(약 23억원)에 불과했지만, 리버풀은 장기 계획을 갖고 있었다. 일단 U-21팀에서 판덴베르흐를 성장시킨 뒤 EPL 무대에 내보내겠다는 프로젝트.
그러나 2019~2020시즌에는 EPL 무대에 나서지 못했다. 리버풀 1군의 벽은 두터웠다. 결국 2020~2021시즌부터 임대 생활을 이어가며 경험치를 쌓기 시작했다. 특히 2023~2024시즌에는 마인츠에서 이재성과 함께 호흡을 맞추며 팀의 분데스리가 잔류에 힘을 보탰다. 마인츠는 이러한 활약 덕분에 판덴 베르흐를 완전영입하는 방안을 추진하려고 한다.
그러나 리버풀이 여기에 제동을 걸었다. 최근 리버풀은 판덴베르흐에게 무려 2000만파운드(약 350억원)의 가격표를 달았다. 이는 판덴베르흐를 그만큼 높게 평가한다는 뜻이 아니다. 마인츠가 관심을 보이기 때문에 아예 높은 가격표를 붙여버린 것이다. 독일 현지매체에서는 한때 마인츠가 430만파운드(약 76억원) 정도에 판덴베르흐를 영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사실 이 가격이 적정 수준이다. 리버풀은 마인츠가 딴 생각을 품지 못하게 고의적으로 엄청난 가격표를 붙인 것이다. 선수를 위한 게 아니다.
결국 판덴베르흐가 폭발했다. 그는 네덜란드 매체 데 델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애초에 즈벌로어세 리버풀 1군으로 바로 갈 수는 없다는 걸 알았다. 앞으로 리버풀에서 1, 2년 더 있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전력으로 뛰고 싶다. 매번 나 자신이 점점 나이지고 있다는 걸 느끼고 있다. 그래서 구단에 임대 매각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당장 리버풀에서는 새로운 아르네 슬롯 감독의 테스트를 거쳐야하고, 1군 출전 보장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마인츠에서는 자신의 확실한 위치가 보장돼 있다. 재임대 또는 매각를 요구할 만한 이유가 충분하다. 판덴베르흐는 "분데스리가에서는 7만명의 관중이 들어오는 도르트문트 원정이나 해리 케인을 상대해야 하는 바이에른 뮌헨과의 원정경기 등을 치르는 게 즐겁다"고 말했다. 리버풀이 자신의 발전을 막고 있다고 여기는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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