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출루만 하면 언제든지 뛸 수 있는 선수입니다."
조수행(31·두산 베어스)이 일단 출루에 성공하면 상대 배터리는 긴장하기 시작한다.
5월에만 18개의 도루를 성공했다. 대학 시절 4년 동안 90경기에서 92도루를 성공하면서 '전설'로 이름을 날린 그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꾸준하게 도루를 쌓아올리면서 어느덧 박해민(LG·25도루)을 제치고 도루 1위에 올랐다. 박해민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 연속 도루왕을 차지했던 '원조 도루왕'. 올 시즌 도루왕 자리를 탈환하겠다고 선언하며 적극적으로 뛰고 있다.
이승엽 두산 감독도 조수행의 도루 능력은 확실히 인정했다. 이 감독은 "출루만 하면 언제든지 뛸 수 있는 선수다. 많은 출루를 하게되면 더 도루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관건은 체력. 이 감독은 "이렇게 꾸준하게 경기에 나가는 게 본인이 처음이라고 하더라. 지난번에 체력이 떨어져서 힘에 부치는 모습이 있었는데 이제 프로 의식을 더 가지고 관리를 해서 체력이 떨어지지 않게 해야할 거 같다. 지금 당분간은 경기에 계속 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9번에서 1번으로 연결해주고 본인의 출루율을 높이면서 상대 배터리를 힘들게 하길 바란다"고 했다.
조수행은 "감독님께서 꾸준히 기회를 주신 덕분에 자연스럽게 도루 숫자도 늘어난 것 같다"라며 "데뷔 후 가장 많은 도루를 기록한 기준으로 보면 커리어하이가 맞지만, 지금의 숫자는 결과가 아닌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더 많은 출루와 도루로 팀 승리에 보탬이 되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도루 숫자 증가 비결로는 코칭스태프, 그리고 동료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감사한 분들이 많다. 고토 코치님, 정진호 코치님이 정말 디테일한 부분까지 분석을 해주신다. 또 9번타순에서 출루하면 (정)수빈이 형이 많이 참아주시는 것 같다. 자연히 뛸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다"고 이야기했다.
지난해에는 정수빈이 39개의 도루를 성공하면서 도루왕에 올랐다. 8월 이후에 20개의 도루를 성공하면서 신민재(LG·37도루)를 제치고 생애 첫 도루왕 타이틀을 잡았다. 염경엽 LG 감독은 도루왕을 비롯해 타이틀이 걸린 부분은 아낌없이 지원해주고 있다.
조수행은 도루왕 타이틀에 대해 욕심을 내비치기 보다는 "다치지 않고 매경기 꾸준하게 중요하다. 아직 도루 1위를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라며 "지금 성적에 대한 만족은 전혀 없다. 득점권에서 큰 역할을 못하고 있는 점이 아쉽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지금의 페이스가 이어진다면 두산은 2년 연속 도루왕 탄생을 기대할 수도 있다.
조수행은 "팬분들이 정말 뜨겁게 응원해주신다는 게 매일 느껴진다. 과분한 사랑에 보답하기 위한 방법은 타자로서, 주자로서, 외야수로서 내 역할들에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다. 좋은 모습만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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