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이번에는 영리하게 볼 배합 해야죠(웃음)."
11일 인천 랜더스필드.
두 달여 만에 SSG 랜더스 최정과 다시 만나게 된 KIA 타이거즈 정해영은 이렇게 말했다.
정해영은 지난 4월 16일 인천 SSG전에서 팀이 4-3으로 앞선 9회말 최정에게 동점포를 맞았다. 볼 3개를 연달아 던진 뒤 직구로 승부했으나 최정의 방망이를 피하지 못했다.
이 홈런으로 최정은 이승엽(현 두산 감독)이 갖고 있던 KBO리그 개인 통산 최다 홈런(467호)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정해영에겐 시즌 첫 블론세이브. 최정은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지만, 정해영에겐 '상대 투수'라는 달갑잖은 기록으로 남을 수밖에 없었던 장면이었다.
정해영은 '최정을 만나면 이번에도 직구로 대결할 것인가'라는 물음에 "그때보다는 많이 성장했으니, 이번에는 영리하게 볼 배합을 할 생각"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그는 "내 자존심도 있지만 내가 이겨야 자존심도 올라가는 것이고, 지면 흠집이 나는 것"이라며 "직구든 변화구든 일단 아웃 잡는 쪽만 생각할 것이다. 요즘 내 변화구가 나쁘지 않은 만큼, 좋은 공을 던지겠다"고 강조했다. 또 "내심 안방인 광주에서 다시 만나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었다. 물론 직구로 삼진 잡고 싶지만, 여기(인천)는 야구장이 작아서 안 되겠다"고 농을 치기도.
당시 최정은 경기 후 '한 팀의 마무리 투수가 되려면 이 정도는 돼야지'라는 말로 정해영의 투쟁심을 칭찬했다. 이를 두고 정해영은 "덕분에 나도 기 안 죽고 자신감 있게 임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경기 뒤 충격이 있었지만 다음에 바로 좋아졌다. 그때 (최정) 선배님이 좋게 말씀해주셨기 때문"이라고 감사를 전했다.
인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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