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나중에 2000타점 기록하면 그 때 얘기하시죠. 하하."
KIA 타이거즈 최형우는 늘 "기록에는 정말 관심이 없다"고 한다. 12일 SSG 랜더스전에서 개인 통산 루타 신기록을 세웠다. '전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을 넘어서 KBO리그 역대 1위가 됐다. 그런데도 "사실 별 느낌은 없다"고 얘기했다.
최형우는 14일 KT 위즈전 또 하나의 대기록을 작성했다. 통산 1600타점. 이건 기록 경신은 아니다. 이미 자신이 타점 기록은 1등이고, 기록이 늘어날 때마다 새 역사다. 그래도 최초의 1600번째라 남다르다. 하지만 최형우는 "나중에 2000타점 하면 그 때 기록에 대한 소감을 얘기하겠다"며 웃어 넘겼다. 그는 "어렸을 때면 매일매일 기록 체크도 하고 했겠지만, 지금은 그저 팀이 이기는 데 보탬만 되면 된다"고 밝혔다.
그래도, 최형우도 사람이다. 인간의 본능, 욕심이 없을 수 없다.
최형우는 이날 6타점 경기를 했다. 12일 SSG전도 6타점이었다. 2012년 6월12일 삼성 라이온즈 소속일 때 처음 6타점 경기를 하고, 12년 만에 한 경기 최다 타점 타이를 기록한 것이었다. SSG전 당시에는 "내가 6타점 기록이 있는지도 몰랐다. 최고 기록이 5타점인줄 알고 그동안 야구를 해왔다"고 했었다.
그런데 사흘만에 다시 타점이 마구 쌓였으니, 이건 의식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1회 투런포, 2회 3타점 2루타, 3회 1타점 단타를 쳐 3이닝 만에 6타점을 쓸어담았다.
남은 타석, 2가지 기록이 걸려있었다. 한 경기 최다인 7타점 이상, 그리고 3루타를 치면 사이클링히트였다.
최형우는 8회 마지막 타석에서 바뀐 투수 박시영의 공을 강하게 때렸다. 3B 상황이라 원하는 공을 노리기 딱 좋았다. 힘있게 밀린 타구는 쭉쭉 뻗어나갔는데, 좌중간 펜스 상단 안전망을 때렸다. 2루타. 통한의(?) 2루타였다. 7타점도, 사이클링히트도 모두 날아갔다.
설마 이 타석마저 기록을 의식하지 않았다고 할 수 있을까. 최형우는 "노렸다. 7타점, 사이클링히트 모두 노렸다"고 솔직히 인정했다.
최형우는 체구가 크니 발이 빠를 수 없다. 그는 "좌중간으로 가면 3루타는 사실상 불가능한 거 아니냐"는 농담 섞인 질문에 "어디로 가도 안된다. 정말 이상한 상황이 나오지 않는 한"이라고 말하며 웃었다.
2000타점. 최형우가 농담 섞어 얘기한 걸로 느껴진다. 그런데 아예 불가능한 수치도 아니다. 400개가 남았으니, 1년 100타점씩 4년 더 뛰면 된다. 올해 41세라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인데, 회춘하고 있다. 최근 KIA 이범호 감독은 "45세까지도 뛸 수 있겠다"고 진지한 전망을 내놨다. 최형우는 올시즌을 앞두고 2년 총액 22억원 비FA 다년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수원=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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