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컨디션 보고 출전시킬 겁니다."
KT 위즈 이강철 감독이 변화를 선언했다. 고참, 이름 값 여부에 기대지 않고 많은 선수에게 기회를 주겠다고 한 것이다. 실제 선발 라인업으로 의지를 표명했다.
KT는 16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KIA 타이거즈를 상대했다. 이미 3연전 첫 2경기를 패했다. 이날까지 패하면 3연전 스윕 수모를 당하는 터라, 무조건 승리가 필요했다.
그런데 이 감독은 선발 라인업에 큰 변화를 줬다. 황재균, 김상수, 김민혁 등 주전 선수들이 대거 제외됐다. 대신 이호연, 안현민 등 그동안 기회를 받지 못했던 선수들이 선발 출격했다. 이호연이 황재균을 대신해 3루수로 나섰다. 2022년 입단한 안현민은 이날이 프로로 첫 선발 출전 경기였다.
이 감독은 예정된 인터뷰 시간보다 5분 늦게 모습을 드러냈다. 선발 라인업 작성에 그만큼 고심이 컸다. 이 감독은 "상수가 허리가 안 좋다고 한다. 재균이도 최근 감이 많이 떨어졌다. 김민혁도 한 경기를 다 뛸 수 있는 몸이 아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 감독은 이어 "이제는 고참 이런 거보다 컨디션 좋은 쪽으로 선발을 가려고 한다. 이 정도면 나도 기회를 줄 만큼 줬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누가 주전이고, 이것보다 실력으로만 평가해야 할 상황이다. 단, 기본적으로 수비가 되는 선수 위주로 출전을 시키려 한다. 그리고 원래 주전 선수들이 컨디션이 올라오면, 그 때 다시 기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름 파격적인 선언이다.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이 시즌 초반 위기 때 필승조 불펜 선수들을 집중 투입하는 '독한야구'로 효과를 봤는데, 이 감독도 '독한야구' 시즌2를 보여줄 것 같은 느낌이다. 이 감독은 그동안 평균치가 있고, 이름값이 있는 고참 선수들을 중용하고 대우해주는 감독으로 널리 알려졌었다. 이 감독은 '독한야구' 얘기가 나오자 "나는 부드러운 독한야구로 해달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감독으로서 속으로는 강하게 가려 한다"고 진지하게 덧붙였다.
하지만 이 감독의 이런 초강수에도, KT는 KIA에 1대3으로 패하며 3연전 스윕을 당하고 말았다. 4연패. 그나마 위안거리는 이호연이 첫 타석 2루타를 치고 수비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것, 그리고 안현민이 프로 첫 출루, 안타, 득점 등을 기록하며 팀에 활력소 역할을 했다는 점이었다.
수원=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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