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꽃다발은 언제 준비해야 할까. 전광판에는 언제 띄워야 할까.
24시간이 채 안 됐지만 NC 다이노스 구단은 고민스러웠다.
손아섭의 역대 최다안타 신기록 달성이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에서 변수가 생겼기 때문이다.
두산 베어스가 18일 NC 다이노스와의 홈 경기에서 선발 브랜든 와델이 손아섭에게 허용한 첫 안타에 대해 19일 KBO에 기록 정정 요청을 했다.
안타가 아닌 실책이라는 주장이다.
브랜든은 1회초 선두타자 박민우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낸 뒤 후속타자 손아섭에게 좌중간으로 큼직한 타구를 허용했다. 초구 146㎞ 빠른 직구가 다소 가운데로 몰렸고, 손아섭이 이를 놓치지 않고 밀었다.
중견수 정수빈이 좌중간 펜스 쪽으로 먼 거리를 따라갔고, 마지막에 포구 자세를 취하며 글러브를 내밀었다. 하지만 타구는 정수빈의 글러브를 맞고 뒤로 흘렀다.
낙구 지점을 잘 판단한 만큼, 포구만 잘 됐다면 아웃카운트가 올라갈 수 있었던 상황.
기록실에서는 실책이 아닌 안타로 봤다. 이후 박건우의 2루타가 터지면서 브랜든은 첫 실점을 했다. 맷 데이비슨을 3루수 땅볼로 잡은 뒤 권희동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지난 5월22일 SSG 랜더스와 두산의 잠실 경기에서 비슷한 장면이 있었다. 8회말 1사 후 정수빈이 친 우익수 타구를 하재훈이 따라갔고, 마지막 순간 포구에 실패했다. 당시 기록은 실책이었다.
2022시즌부터 도입된 KBO 기록 이의 신청 심의제도는 중계가 편성된 경기 중 나온 특정 플레이와 관련, 구단 또는 선수가 이의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 정규시즌에 한해 선수의 억울함을 풀어주기 위해 마련된 공식 절차다.
안타나 실책, 야수선택에 대해 게임 종료 후 24시간 안에 구단 또는 선수가 서면으로 이의를 신청할 수 있다. 제출받은 KBO 사무국은 경기 영상을 참고해 기록위원회 위원장과 팀장, 해당 경기운영위원의 심의를 거쳐 신청 마감일로부터 7일 내에 정정 여부를 통보한다.
신청은 제법 많지만 정정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지는 않다. 올시즌도 단 두건만 '안타→실책, 실책→안타'로 정정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케이스는 특별했다. 손아섭이 한국 프로야구사를 바꿀 개인 최다안타 신기록 달성을 눈 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손아섭은 해당 안타로 개인 통산 2502안타를 기록했다. 박용택이 기록한 KBO리그 최다 안타 2504안타에 단 2개 차. 이르면 1~2경기 내에 신기록 달성이 가능한 상황이다.
손아섭의 안타가 실책으로 정정될 경우 2051안타가 될 뻔 했다.
이의를 제기한 브랜든의 자책점도 사라지면서 평균자책점도 3.08에서 2.96으로 떨어지게 된다. 인센티브 등이 걸려 있어 기록에 예민한 외국인 선수로서는 당연한 선택일 수 있다.
문제는 시간이었다. 통상적인 절차에 따르면 기록 정정 여부가 대기록 달성 후에 나올 수 있었다. 만에 하나 대기록 달성 후 안타가 실책으로 바뀔 경우 신기록 달성 시점이 달라질 수 있는 중차대한 문제였다.
다행히 사안의 특수성을 인지한 KBO가 발 빠르게 움직였다. "손아섭 안타 관련의 경우 기록 이의 신청이 들어올 경우 최대한 빠르게 결정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했던 KBO는 실제 손아섭 안타를 정정 없이 그대로 인정했다.
덕분에 손아섭은 통산 2502안타 그대로 19일 잠실 두산전에 대기록 도전에 나섰다.
잠실=이종서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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